아무런 증상도 없고 아직 이런저런검사도 받지 않은.
조직검사후 유방암 진단만 받은 사람입니다.
(다음주 세브란스 외래후 뭔가 시작되겠죠..)
진단 받던날 집에 친정엄마가 계셨었고.
그날 밤 남편과 친정엄마가 대화나누는걸 큰애가 들었나봐요..
엊그제 저에게 "엄마 혹시 암이세요?"라는 질문에..
최대한담담하게.. 그렇다고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 아빠랑 할머니가 얘기하는거 들었다며 눈이 떨리는게 보이더라구요..
12살인 큰애는 할아버지의 대장암 투병모습을 봐왔었고.. 저도 남편도 놀라고 배울만큼. 할아버지에게 전화도 스스로 매일하고 사랑한다. 식사하셨냐. 보고싶다... 등등 할아버지를 살뜰히 챙겼었어요.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엄청 힘들어했었고.. 한참후에 우연히 본 아이 핸드폰엔.. 할아버지 번호로 문자한 기록이 있었죠..
잘지내시냐 사랑한다 이런 내용이였어요..
할아버지는 문자나 카톡을 할줄 모르신다는걸 아는 아이인데.. 이제 통화가 안되니 문자를 했던거같아요.
묵묵히 슬픔을 받아들이고 견디는 아이를 보면서 반성도 하고 기특하기도하고 그랬었죠..
그래서 아이에게 암이란..무척 힘든 병이라는 생각이 있는듯해요. 종종 아이가 암이나 세포에 관련된 책을 보는걸 알았지만 모른척했었구요.
암도 여러종류가 있지만 엄마는 아픈암은 아니라고. 병원 가면 다 나을수 있는거다. 라고 이야기해줬는데..
그냥 제 기분상인지.. 요 몇일 부쩍 어른스러워진거 같아요.
매일 동생을 놀리고 장난치던 아이가 동생도 살뜰히 챙기고..
어제 오후부터 아이가 콧물이 흐르길래.. 이따 엄마퇴근하고 병원가야겠다고 했더니.. 자기학원시간 맞춰서 예약해주면 혼자가서 진료보고 약국갔다오겠다고 하고.
오늘 아이들 통장에 저축하려고 통장을 챙기는데..
자기가 동생이랑 도서관가서 책빌리고 둘이 은행가보겠다고.. 가방에 챙기더라구요..
꼼꼼히 챙기고는 걱정마세요! 다하면 문자할께요.
하는 아이모습에 오~~ 역시 우리 아들! 엄지척해주긴 했지만 마음이 왠지 울컥해요..
남편은 이제 13살이니 혼자 할수있는 나이다. 너무 끼고 있고 걱정하지말라는데..
전 왜이리 울컥한지ㅜ
가족들이 모두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아이..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알게된 아이에게 미안하기도하고 고맙기도하고 남편보다도 낫네요ㅎ
오늘도 그런아이의 모습에 감사한 하루를 시작합니다.
(주저리주저리 너무길었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