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아빠가 아프고나서부터 바뀐 것들..

망고야l직보
2022.02.05 12:37 | 조회 1.6k

아빠가 아프고나서부터는 삶의 사소한 무언가가 전부 감사하게 느껴지네요. 수술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아빠가 한고비 한고비를 견뎌내주셔서 감사하고 그냥 문득 삶의 소소한 일상들이 참으로 감사한 요즘입니다.

그리고 난 괜찮겠지라는 마음과 혹시라도 안좋은 소리들을까봐 차일피일 미뤄왔던 건강검진도 이번에 아빠 고생하시는거 보면서 30중반 난생 처음으로 위,대장내시경을 포함한 종합건강검진도 하고 건강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장은 다행히도 작은 용종 하나가 있어서 제거하였고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내가 그동안 너무 무지해서 아빠가 그렇게 될 동안 건강을 신경써드리지 못했구나. 조금만 더 빨리 건강검진을 했으면 달라졌을까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수술하고 한고비 넘겼다 안심했던 작년 10월과는 달리 이번 한달 사이에 아빠가 응급실을 두번이나 가셨네요.

수술직후에도 제가 간병하고 지난달 외래진료보러오신 날 장마비로 응급실을 갔을 때도 제가 아빠를 모시고 갔었던터라 아빠의 무지막지한 고통을 다 지켜보면서 참 마음적으로 힘들었는데 한편으로는 이럴 때 차라리 내가 있어서 다행이야라는 마음도 들었어요. 그냥 다른 가족들, 엄마, 동생은 안봤으면 싶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설연휴에 저는 내려가지 못했고 시댁에 있는데 오후에 급박하게 걸려오는 엄마 전화.. 아빠가 복통으로 많이 힘들어하신다고요.. 언젠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다싶으면서도 퇴원한지 일주일밖에 안됬는데 또 이런 상황이 오니 당황스러웠지만 침착하게 아빠 상황을 계속 전달받으며 나아지길 기다렸어요.

가까이 사는 남동생이 집으로 가보고 안되겠다싶어 119불러 새벽에 집근처 응급실로 가셨어요. 다행히도 지난번처럼 장마비 증상은 아니고 일시적인 복통인 것 같다하셔서 수액이랑 진통제 맞고 세시간 후 귀가 하셨어요.

집에서 많이 놀랐을 엄마를 위로하고 동생에게 고생했다하니, 반대로 그들은 저를 위로해주고 걱정말라합니다.

그러고보면 우리 식구들은 약간 괜찮은척을 잘하는편(?)인 것 같네요.

아빠는 멀리 있는 제가 또 걱정하고 마음아파할까봐 아파서 신음하는 도중에도 저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했다네요.. 하아..ㅠㅠ

수술 이 후부터 화장실을 수십번 드나들고 항문 통증이 심한 우리 아빠.. 이번 달만 두번의 고통으로 응급실가시고.. 저는 무엇보다 아빠의 심리를 걱정했던 것 같아요. 좌절하고 무너지실까봐..

아빠는 이번에도 여느때와 같이 온식구들이 당신때문에 걱정한다고 미안하다고 하시네요. 아빤 괜찮다고..

그렇게 애써 웃어보이시는 모습이 짠하면서도 어찌나 감사한지요.

그래도 이렇게 넘어가서 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야겠지요..

제가 아빠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아빠! 우리가 바로 아빠가 견뎌내야 할 이유라고요.

아빠는 견뎌내야 할 이유가 많은 사람이야. 아빠는 할 수 있어!

저희 아빠보다 더 많이 아프신 환우분들도 꼭 견뎌내야 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이 두서 없지만 꼭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다들 제발 부디 힘내주시라고요.

저는 어쩌면 먼훗 날 돌아보면 지금이 그래도 좋았다.. 할 수 있겠지요.. 아빠가 이렇게라도 계신걸 감사하면서 앞으로도 힘을내보려 합니다.

동행 카페를 알게되어 참 다행이고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올 해도 따뜻한 봄 날을 기다리며, 우리 다같이 조금만 더 힘을 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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