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아빠, 지금은 어디쯤이에요?

우리아빠너무사랑해요
2022.02.28 14:58 | 조회 1.2k

아빠, 오늘 아빠 오제라서 다같이 절에

다녀왔어요. 다른 식구들은 집에 가고

나는 아파트 짐 좀 챙기고 납골당에 왔어요.

오늘 아빠가 좋아하는 딸기, 과자, 잡채, 탕국

올렸는데 배부르게 드셨어요?

근데 오늘따라 왤케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아빠.

제사 지낼때도 눈물 콧물이 줄줄 흘렀고

울면 운전하면서도 위험한데

자꾸 눈물이 나네요..

지금도 아빠가 읍내에 나가서 친한 분들이랑

이야기하고 계실것만 같고.. 기다리면 올거 같아요.

아빠, 아빠가 병원 입원하기 전에

여기 새로 생긴 요양병원 이야기 드린거는

암센터가 있어서 그런거지, 절대 호스피스

모실려고 그런거 아니에요. 내가 아빠 몰래

뭐하러 호스피스 모시겠어요. 그때는 호스피스

갈만큼 아픈것도 아니었고.. 그냥 아빠가 병원에서

엄마한테 “그 요양병원은 호스피스더라”라고

한 말이 내 맘에 계속 남아서 괴롭더라고요.

아빠 절대로 그런뜻이 아니었어요. 암요양병원으로

모시고 싶었던거에요 아빠. 난 아빠보다

더 아빠를 살리고 싶었어요.

다른 사람은 다 마음을 접어가도 나는

끝까지 기적을 바랬어요.

아빠, 농장은 지으실분이 나타나서

조금씩 엄마가 이것저것 가르쳐드리고 있어요.

엄마는 과수원 운영할 사람이 나타나니까

섭섭하다는데 나는 아빠가 도와준거라 믿어요.

과수원 할 사람이 없어서 나무 관리도 못해서

풀이 무성하게 자란걸 보면 내 마음이 너무

아플거 같거든요. 근데 그 아저씨가 해보신다니까

얼마나 다행인지.. 그 아저씨 몇년 전부터

귀농하셔서 풀도 예초기로 잘 벤다니까 걱정마세요.

아저씨가 인상도 좋으시고, 잘 운영하실 수 있게

나도 자주 도울께요. 걱정마세요 아빠.

아빠, 나는 요즘 뭘 먹어도

잠을 자도 죄책감이 들어요.

엄마도 아빠도 내가 제대로만 했어도

안 돌아가셨을거라 생각하니 그런가봐요.

아빠, 아빠도 내가 앞으로 큰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게 싫죠?

앞으로 내가 부처님께도 하나님께도

기도 많이 할거고 남들 위해서

희생하면서 살께요. 그러니까 아빠도

그분들 말씀 잘 듣고 잘 지내다가

그러다가 내 아들로 태어나요.

그러면 나는 아빠를 형제때문에 고생 안하도록

귀한 외동 아들로 키울거고,

원치 않는 사람과 결혼 같은건 하지 않도록 할꺼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도록 할께요.

대신 고생하지 않도록 자식은 낳지 말도록 할거에요.

또 아픈건 참지말고 언제든지 칭얼거리게끔 키워서

언제든지 병원에 데리고 갈께요.

원하던 취미를 다 배우보게끔,

가고 싶은 곳은 다 가보게끔 해줄게요.

먹고 싶은 음식은 다 맛보게 해주고요.

사고 싶은 건 돈 걱정하지 말고 사게끔 해줄께요.

대신 술 담배는 못하게 할거에요.

스트레스 받을땐 올바르게 풀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줄께요.

아빠 말대로, 넓은 세상을 보여줄께요.

아빠 꼭 다시 나한테 나타나요.

그게 내 죄책감을 조금 덜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아빠 기다릴께요 또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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