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사랑하는 누나가 이제 아프지않은곳으로 떠났습니다

옆집애
2022.05.10 01:48 | 조회 4k

안녕하세요. 저는 닉네임 '할머니되기'의 동생입니다.

지난 6일 밤 저희 누나는 평소 성격처럼 아주 조용히 더이상 아프지않은 곳으로 떠났습니다.

토요일부터 오늘까지 누나의 여정길을 배웅해주면서 마음이 너무 힘들고, 가슴아팠지만.. 이 카페에서 누나가 많은 도움을 받고, 공감을 받았기에 혹시라도 누나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누나는 지난 19년도 벚꽃 피던 봄에 대장암 4기 간전이로 혼자 속앓이했던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평소에 무뚝뚝하지만, 똑부러지고 남에게 인정받을 만한 그런 누나를 조금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점은 남에게 걱정 끼치지않게, 자기 혼자 속앓이 해왔던걸 이제서야 깨닫고 알게됬습니다.

처음 몸이 아픈 것을 알았을때에도 벚꽃 피던 봄이였고, 그 다음해 봄에는 열이 안잡혀서 항암이 힘들고, 작년 봄에는 장루를 달아 새로운 생활도 했습니다. 올해 봄에는 복수가 차올라 카테터도 달고 항암을 더이상 할수 없게 되어 여행길에 오르게 됬습니다.

저는 현직 의료관계종사자입니다. 누나는 항상 가족들한테는 강한 모습을 보여줬어요. 그래서 다들 누나가 조금 몸이 불편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본 누나의 몸상태는 정말 힘들만한데.. 라고 생각이 들어도 누난 어린 동생 앞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마지막 한달 간 입원해 섬망 증세도 있었고, 그 모습을 보고 저도 잘 참아왔던 눈물이 터졌는데.. 누난 울지말고 걱정하지말라며 아픈 몸으로 오히려 저를 걱정해주고 위로 해줬어요. 항상 매형한테도 우리동생 우리동생 얘기하면서 이야기 많이 했던 누나가 너무 고맙고, 제가 못해준게 많은것 같아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누나가 의식도 없고 눈동자도 잘 못마주칠때 문안 온 제 눈을 바라보며 마른 눈에서 희미하게 흐르는 눈물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같이 여행도 가고 맛있는것도 먹고 좋은 추억을 많이 쌓으려고 노력했던 시간덕분에 후회없이, 사랑하는 우리 누나가 따뜻하고 평안한 곳으로 갔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카페에서 정보를 얻으려 가입해 글을 검색하던 도중 누나와 똑같은 사연의 글을 보고, 글 쓴 목록을 전부 보니, 우리 누나더군요.. 처음에는 글을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카페 여러분들이 도와주시고 공감해주신 글을 보며, 그때의 누나는 이런 마음이고, 이런일로 힘들어했구나를 보며 조금은 누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다들 건강하고, 가족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를 갖고 좋은 소식만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경황이 없어 두서없이 글을 전달한 점 죄송하고, 누나에게 큰 도움이 되어준 카페에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 바램으로 누나가 조심히, 이제 더이상 아프지않을 곳으로 잘 도착하길 기도해주세요..🙏

ps. 누나 장루용품이나 복수배액관련 드레싱용품 나눔할 예정입니다! 필요하신분은 나눔게시판에 글 올리면 댓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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