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겨울옷 입으실래요?

세헤라자데03
2022.09.29 11:43 | 조회 1.2k

어제는 비보가 전해졌다.

울딸을 며느리로 달라시는 분이 있는데

(아직 맞선도 안봄)

그 분의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연로하시고 기도삽관까지 하신 상태라

어느 정도 체념은 하셨지만

그 슬픔이야 말로 표현 못하리라.

덕분에 우울해진 마음으로

오늘 아침 자전거 출근을 하는데

동사무소 앞이 복작복작 난리다.

준브랜드 여성 조끼 패딩류 판매하는 김에

지지고 볶고 기름냄새가 솔솔~~

동네 아줌들 다 여기 있나벼.

건질 게 있으려나.

울어매 옷은 언제나 내 담당.

아무리 요양원에 계셔도 입성이 부실하면

자녀 사랑이 덜 느껴져 홀대라도 받으실까~

계절이 바뀌면 늘 어매 아부지 옷을 챙기지.

택도 달린 새 옷이다.

2만원 써있길래 그 정도하려나 했더니

팔 있으면 5. 없으면 3.

패딩잠바랑 패딩조끼를 고르니 8.

울어매 젊잖아 어두운 색 즐기시는데

뽀샤시하라고 베이지와 와인을 골랐다.

썩 괜찮네. 이름표 달아서 보내드려야지.

근데 겨울 내내 입으실래나?

한 달은 입으실래나?

울어매의 내년 겨울은 없겠지?

아니. 내년 봄도 없겠지?

또 왜 샀냐고 나무라시겠다.

아무리 싸게 샀다고 대답해 드려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이거 다 어쩌려고

물색없는 짓을 하냐고 하시겠다.

엄마. 좀더 계시면 안될까?

그거 바라면 엄마는 더 고통받으실까?

그럼 내가 안바랄께.

엄마 힘든거 볼 수가 없으니..

그래도 그래도

엄마, 이 옷 몇 달은 입어주실래요?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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