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안녕 ^^ 큰 아들은 요즘 잘 지내. 아니.. 사실은 조금 힘들어.
당뇨로 시력이 많이 떨어진 엄마와 함께 한 15년.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엄마와 너무 많은 걸 함께 했구나. 깨닫는 요즘이야.
엄마는 엄마 때문에 결혼도 못 한다고 나를 걱정했지만.
난 엄마와 함께 한 시간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고 행복했어.
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멘토였고..버팀목 이었는데..
요즘따라 왜 이렇게 날씨는 좋은건지..지나는 곳마다 엄마와의 추억이 가득해서 멍하니 서 있다보면
느닷없이 눈물이 터지곤 해..
엄마 손을 잡고 다녔던 시장 단골집 부터 세일하는 게 뭐가 있나..인파를 뚫고 신나게 돌아다녔던 아울렛까지..
함께 밥을 먹으러 다녔던 식당과 카페들.. 별거 아닌 걸로 웃고 떠들었던 사소한 일상들이 선명해서
하루하루 날이 갈수록 더 힘들고 아픈 거 같아.
재작년 10월 급작스레 알게 된 자궁암 4기 첫 항암부터 항암 포기후 집에서의 생활까지..
엄마의 소원은 딱 한가지 였어.
남은 시간 웃으며 함께 하다 고통 없이 갔으면..이번 생에 못다 한 인생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말..
병원보단 집에서 가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 드리는 게 내 마지막 도리라 생각했고..
엄마와 1년 반 모든것을 함께 한 그 시간들.. 때론 울고 웃으며 미안했고 고마웠고 사랑했고 너무 행복했어..
몇 번이고 곱씹으며 각오했었지만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집에서 혼자 지켜 본다는거 생각보다 너무 힘들고 아프더라.
동생이 내려오는 동안 엄마의 마지막 기저귀를 갈고 엄마의 몸을 닦고 새 옷으로 갈아 입히는 내내
엄마의 마지막 표정을 봤어.
고통은 없었던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했지만..한편으론 엄마를 보내야 한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더라.
그래서 엄마를 몇 번이고 불렀던 거 같아. 혹시나 깨어나지 않을까..
사실 아직도 엄마가 내 곁에 없다는 게 믿기지 않을 때가 더 많아.
엄마가 떠난 지 3주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근데 나 씩씩해져 보려구.
엄마는 떠나게 되면 내가 제일 걱정이라고 했잖아. 혼자고..눈물도 많다고.. 그러니 엄마 간 뒤에도 조금만 울라고..
자신 없지만..나 노력해 볼게.
그니까 엄마도 내 걱정 말고 아픔 없는 그곳에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
우리 꼭 다시 만나자.
사랑해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