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보 남편입니다. 제 아내는 지난 1월 31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대장암4기 간전이 폐전이로 진단을 받고, 2월 20일 서울아산병원에서 폴피리로 첫 항암을 받았습니다. 삼성과 아산 두 곳에서 진료를 받았고 삼성이 빠른-듯했으나 스텐트 시술 입원이 거의 2주 가까이 늦어져서 우여곡절 끝에 아산에서 첫 항암과 함께 ‘암시키에 대한 선전포고’를 시작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아산에서 좋은 담당 종양내과 교수님을 만나 뵙게 되어 다행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환자인 아내의 스타일?과 잘맞고 그런대로~ 믿음직한 분이라서 다행입니다.
3월 6일이 2차 항암 예정이었고 삼성에서 받은 유전자검사결과도 제출(유전자검사결과 오래 걸립니다. 약 3주정도 걸림)해서 표적항암을 바로 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초보 보호자로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낮은 호중구 수치(750) 복병으로 항암이 미뤄졌습니다. 카페에서 그렇게 호중구~ 호중구~ 하는데도 아내의 중구는 몬챙겼네요ㅠ 정말 자책, 자책, 자책 또 자책했습니다.
항암 전후로 입원중인 암요양병원에 푸념아닌 푸념을 하면서 때때로 맞아온 면역 주사도 중구 떨어지는 건 못막냐고 물아보니 면역주사와 호중구는 별개라는군요; 백혈구가 떨어져서인지 스텐트쪽에 염증도 생긴 것 같고 열도 38도 이상, 산소포화도도 91이라서 입원중인 요양병원에서 피검사 요검사후 항생제를 3일동안 맞았습니다. 그리고 호중구촉진제 뉴코스팀도 맞았어요. 요양병원은 좋기도하고 별로이기도 하고 닭봉이기도하고 계륵이기도 하네요;;;
그리고 3월 14일… 항생제로 염증과 열 잡고, 이틀전에 류코스팀으로 호중구 4500 만들어서 항암 맞으러 갔습니다. 교수님왈, 관리 잘받으셨네요… 하십니다. 아무튼 2차 항암부터는 폴피리+얼비툭스를 맞았습니다. 얼비툭스 처음 맞는 날이라 낮입원으로 6시간 동안 맞았는데 혹시나 있을지 모를 얼비툭스 쇼크가 겁나서 얼마나 떨었는지 모릅니다.
3월 27일 3차 항암은 모든 것이 순조로왔습니다. 2차 항암 때 주사실에서 미친듯이 땀나고 설사를 했는데 3차때는 항암 주사 맞기 전에 맞는 부작용 주사 처방을 받아서 맞으니 부작용도 없고 얼비툭스가 딱이야~ 할 정도로 이후 이렇다할 부작용도 별로 없었네요.
4월 5일 원래 항암 4번 하고 CT촬영 계획이었으나 한번 밀려서 3번 받고 CT 찍었습니다. 4월 10일 결과 들으러 가는날, 얼마나 떨리던지요… 결과는 음… 암이 조금 줄었다고 합니다. 아내는 이것도 다행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저도 기대에 반해… 그래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습니다. 아만자보다 못난 일일희비 보호자가 저네요. 그래도~ 4번하고 찍었다면 암이 좀 더 줄었을거다~ 생각합니다요;;;
4월 10일 4번째 항암을 받고 항암 전후로 입원했던 암요양병원 생활도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요양을 쉴만큼 요양병원 입원도 다른 각도에서 환자를 지치게 하더군요. 5차 항암을 앞두고 집근처 한방병원에서 면역주사 맞으면서 호중구 검사를 하고 호중구가 떨어졌으면 류코스팀을 맞을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수치가 3300. 그런데 이틀 뒤에 본원 피검사 수치는 2070? 이틀 사이에 1000이 떨어진건지, 한방병원에서 잘못 검사를 한건지 모르겠지만 호중구 수치는 그렇게 들쑥날쑥하더군요. 다행히 5차 항암은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 호중구가 더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감염에도 대비해야겠고 집근처 2차병원도 알아놔야겠습니다.
5차 항암 이후엔 그동안 없었던 부작용들이 나타났습니다. 손발 저림, 손발 떨림. 5차 받기전에 아내가 난 그래도 손발 저림은 없네~ 했었는데… 생겼네요. 기운도 없어서 항암후 거의 이틀은 잠에 취해 있었습니다. 스텐트 때문에 먹는 것도 굉장히 한정적이고 제가 요리 떵손이라 제대로된 음식도 못하고ㅠㅠ 아내는 제가 내어준 음식을 뭐든 먹어주려고 하는데… 어쩔땐 내가 생각해도 참 한심할 때가 많습니다. 컬리 배송 아니면 어쩔뻔했나 싶기도 하고… 아만자 식단이 이래도되나 싶어요. 정말 스텐트 때문에 흔한 미역국, 잡곡, 섬유질 많은 채소, 견과류도 못먹이고 있네요. 그래도 소중한 호중구를 위한 바나나~는 먹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6차 항암 전에는 집근처 2차병원에서 미리 피검사를 하고 호중구 수치 확인을 했는데 2400정도 되더라고요. 그래도 닥치는대로 먹어주신 아내가 고맙고 이것저것 돌리고@ 골라본! 식단과 삼계탕, 바나나, 단백질 음료 등의 도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 같이 본원에 와서 피검사를 했는데… 그 며칠 사이에 호중구가 1300대로 떨어졌더라고요. 도대체 검사 방법이 다른건지 그사이 무슨 일이 생긴건지… 항암이 또 밀리는 건 아닌지 안절부절… 다행히 교수님이 어서 공격적으로 항암하자고 하셔서 밀림없이 거의 병원에서 여덟시간 기다려서 좀전에 주사실에 들어갔습니다. (연휴 끝 월요일이라 병원에 환자분들이 역대급으로 많습니다)
중구씨… 호중구씨 왜이리 떨어지시나요? 다음부턴 매주 호중구를 관찰해서 감염도 예방하고 차질없이 항암을 받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호중구에 좋은 바나나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아내가 잘 먹어줘서 좋네요~.
이제 봄은,,, 아니, 벌써 봄은 다음 해로 가고 촉촉한 비를 뒤로 신록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 어쩌면 조금은 더 길게 계절을 모르는, 그렇게 흐리멍덩한 나날이 계속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내심 명확한 부정이 찾아오기보다는 흐린 긍정 상태를 바라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분명한 것이 있다면, 아내를 위해서라면 그 무엇이라도 정말 일억번이라도 노력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내 인생 따위 바쳐도 좋습니다… 제발 아내가 암 없이 살기를, 내 생명을 바쳐서라도 빌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