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서순라길 산책 - 나희덕 시인의 요즘의 발견

미카엘2015ㅣ설본
2023.06.01 14:24 | 조회 260

잊은 듯이 한참 있다가

뚜껑을 열면

솥바닥에 자리잡은

절망의 크기만큼

온전한 한덩이의 누룽지가

안간힘으로 솟아올라 있다

구수한 누룽지 한조각 만드는 것이

요즘 나의 즐거움이다

누룽지를 들어내고

환한 솥바닥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이

요즘 나의 발견이다

나희덕 시인의 <요즘의 발견>

어제 유키즈에서는 김민재 선수를 닮은

일반인이 나왔는데 이름은 정동식 직업은

K리그 축구심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분은 어릴 적 가난으로 고생을 많이

하신 분이시더군요. 철들고 나서 투잡

쓰리잡은 기본이고 지금도 현역 K리그

현역 심판임에도 환경 공무원(예전의

환경미화원)으로 새벽부터 일을 시작하여

일을 마치면 택배를 하고 저녁에는 본업인

축구심판을 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자신은 너무 행복하다고 합니다.

부인과 자식의 생계를 책임질 직업이 있고

무엇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심판일까지

할 수 있어서라고 합니다. 단지 아들이 셋

인데 시간이 없어 같이 놀아주지 못해 미안

하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사회자가 방송을

지켜보던 큰아들에게 아빠는 어떤 사람인지

질문을 하니 ‘아빠는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

이라고 답을 합니다. 그 말을 들은 아빠와

사회자 그리고 지켜보던 저까지 눈물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저런 평가를 받은 아빠는 너무

행복하겠구나 싶었습니다. 내 자식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나는 어떤 대답을

받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고 떨렸

습니다. 진즉에 착하고 부지런하게 살껄

후회도 했습니다.

지난 월요일 연휴의 끝자락에 종묘와 창경궁

을 연결하는 길이 만들어졌다고 하여 구경

삼아 나섰는데 월요일은 모든 고궁이 휴관

이라서 고궁에는 못 들어가고 근처만 맴돌다가

왔습니다. 하지만 종묘와 창경궁을 이어주는

서순라길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한적하고

아기자기 예쁘며 맛집도 많이 생겨 산책하기

그만입니다. 서촌 북촌 정동길에 이어 새로운

산책길을 발견한 것 같아 머무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서순라길 나들이 사진과 제가

좋아하는 나희덕 시인의 '요즘의 발견'

꽃 편지에 실어 보냅니다.

근데 요즘 당신의 발견은 무엇인가요?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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