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아내에게 제가 잘못하고 있는걸까요...

로데오
2023.06.10 23:46 | 조회 3.8k

작년초 갑작스런 암진단과 수술후 항암, 재발, 이제는 말기암판정으로 호스피스까지 왔어요.... 초등학생 아이들이 둘이나 있지만 먼저가려고 하네요...

아내는 겁이 많아요, 무서워서 피도 못보는... 보는 의사들마다 똑같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

하지만 지금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어요...

종교의 힘도 빌리고, 반드시 걸어서 병원을 나가겠다고...

하지만 본인도 저 마음깊숙히 알고있을거에요.. 너무 무서워서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거겠지만...

저도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지만 본인의 두려움은, 그 누가 알수 있을까요, 그누구도 헤아릴수 없을거에요,

힘겹게 의지를 가지며 하루하루 이겨내고 있는 아내에게

저는 얘기하지 않았어요, 의사들이 말하는 여명을.. 얼마 남지않았다는 말을요..... 제가 얘기하는순간 무너져버릴거 같아서요, 많지 않은 그 시간마저 당겨질까봐서요...

장인,장모님은 그래도 본인이 알아야한다는 생각이세요, 정리할 시간을 줘야한다구요, 제 생각은 그래요, 과연 누구를 위한 정리일까요, 가족,친척,친구들,지인들에게 하고싶은말, 정리할것들... 그 말을 하는순간에도 힘들어하며 고통스러워할텐데, 그 순간순간이 너무 두렵고 무서울텐데, 많지 않은시간을 대체 누굴위해 정리를 해야하는걸까요...

사람마다 다를겁니다, 본인의 여명을 알고싶어하는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 스스로 남은 삶을 정리하고싶은 사람,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가족과 지인들에게 하고싶은 얘기를 할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럽다면, 굳이 얘기를 안하는게 아내를 위한거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사람들은 아내와의 그런 시간들이 추억이될수 있겠지만, 정작 당사자가 그렇게 힘들텐데, 괴로울텐데,

본인도 느끼고있을거에요, 단지 너무 무서워서 얘기를하지 않을텐데, 저희가 여명에 대해 얘기를 해주는게 맞을까요...

제가 잘못생각하는걸까요...

위험한고비가 있었어요, 일주일정도 의식이 없었고, 의사선생님이 이틀을 넘기기 힘들다고, 하지만 기적적으로 일어나서 다시 좋아졌어요, 제가 의식이 없었을때를 간략히 얘기해줬는데 그 후로 악몽에 시달리더라구요, 저는 정말 다시 살아준게 버텨준게 너무 고맙고, 그런 의지로 다시 일어서자고 얘기를 한건데... 지금은 다시 안정이 좀 되고 악몽을 꾸지는 않아요,

저는 지금은 정말 참고 또 참으며 울지않으려구요, 다른건 생각안할려구요, 부모님, 친척, 지인들...

아내가 있는동안 최대한 편하고 조금이라도 더 웃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수 있는것만 생각하려구요...

제가 너무 이기적인가요... 부모님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야하는걸까요...

하루하루 안좋아지는 아내를 보면서, 너무 슬프고 두렵고, 제가 지금하는 최선이 정말 아내를 위한건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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