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신장수치.. 정말 밉네요

도피오
2015.08.04 22:29 | 조회 872

오늘은 여섯 번의 항암 중 두 번째 항암이 있는 날입니다.

첫 번째 항암에서 오심을 심하게 겪으신 엄마가 두려움 없이 항암치료를 하시길 바랄 뿐이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거의 식사를 하지 못하셨지만, 감사하게도 체중에 큰 변화가 없어

항암이 무사히 진행되겠구나 했는데...

신장수치로 인해 이번주는 항암을 스킵하자고 하시네요.



신장수치로 인해 본격적인 치료가 미뤄졌던 만큼,

관리를 잘 했어야 했는데,

첫 번쩨 항암치료 다음날인

지난 수요일 오후부터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신 것이 아무래도 큰 요인이지 않나 싶습니다.



몸 관리 잘 해서 6주동안 미루지 말고 항암치료 마치자고 하셨던 엄마는 적지 않은 충격이셨는지

맥이 풀린 모습으로 멍하게 계시더군요.



잘 먹고 물도 많이 마셔주어야 신장수치가 잘 나올텐데..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시기가 많이 어려우신가봅니다.



특히 첫 번째 항암 후 병원밥에 심한 오심을 느끼셨던 터라 그런지 병원 식사시간만 되면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시는지 음식이 너무 맵다

식감이 부드럽지 못하다, 반찬간의 조화가 어울리지 않는다 하는

이런저런 핑계로 식사를 피하려고만 하십니다.



옆 침상에 80이 넘으신 어르신이 홀로 병원에 오셔서

항암치료도 받으시고 식사도 매번 말끔하게 하시는 것을 보고 뭔가 결심을 하셨는지

저녁식사로 나온 밥을 물끄러미 보시며 속을 다스리시던 엄마는 이 세상 가장 무거운 무기처럼 수저를 드셨습니다.



자갈돌같은 밥알이 조금씩 엄마의 목을 타고 넘어가는데

힘겨운 목넘김과 함께 엄마의 눈에 눈물이 조금씩 차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눈물은 떨어지지 않고 조금씩 사그러들다 차오르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쏟아질 것 같은 눈물을 애써 삼키고 식사를 하시는 엄마를 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 자신이 너무나도 무력하게 느껴지는 동시에 화도 났습니다.



무엇이든 드시고 싶다고 하면, 드실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면

하루에도 서너번 시장을 오가길 마다하지 않았는데.. 이런 수고로움을 알아주고

정상적인 식사를 해주시길 바란다면 제가 너무 이기적인거겠죠?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도 괴로울 사람은 저도 아니고 담당 교수님도 아닌,

엄마 자신일텐데 말이죠...



오늘은 집에 오는 길에 목넘김이 부드러운 스프와 감자, 고구마를 샀습니다.

적어도 시도는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에 감자와 고구마부터 찌고 있는데...

내일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네요.



모쪼록 바라는 것은

평소만큼까지는 아니더라도 엄마가 음식 자체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극복하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엄마와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우리 둘이 같이 하면 요리도 재미있다고 깔깔대던 지난날이

오늘 따라 더욱 그리워지네요.



습하고 더운 날씨에 동행가족 여러분도 식욕잃지 마시고 건강한 날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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