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덕수궁 산책 - 9월 양광모

미카엘2015ㅣ설본
2023.09.01 16:49 | 조회 160

9월

양광모

9월의 첫날

아침 일찍 도착한

가을이 엄숙한 표정으로

창문을 두드리며 말한다.

준비되었는가?

나는 세상을

너는 영혼을 붓질해야 할 시간이 왔다.

위대한 화가여,

당신은 당신의 물감을 마음껏 쓰라.

나는 오직 하늘과 바다의 색으로만 칠하리니.

내 영혼의 가을,

짙푸른 단풍, 명랑한 낙엽.

계절이 바뀌는 걸 보면 신기 방기합니다. 그렇게 기세 등등하던 여름이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낑낑거리며 뒷걸음질 치며 물러나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비어져 나오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드디어, 마침네, 결국 기다리던 가을이 왔습니다.

보내드리는 사진은 정겨운 정동길 풍경과 마지막 수요일 공짜로 입장한 덕수궁의 모습입니다. 석어당 살구나무는 늠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고 석조전 앞 배롱나무는 더위에 지쳤는지 살짝 여위어 보입니다. 무성하던 푸른 잎이 지면 위대한 화가의 붓질로 올가을은 짙푸른 단풍과 명랑한 낙엽을 보게 될 테지요.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년 전 가을 풍경을 영상으로 보내드립니다.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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