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꽃무릎-그윽하다

미카엘2015ㅣ설본
2023.09.15 16:01 | 조회 394

그윽-하다[발음:그으카다]

형용사

1. 깊숙하여 아늑하고 고요하다.

2. 뜻이나 생각 따위가 깊거나 간절하다.

3. 느낌이 은근하다.

요즘 산행은 긴바지를 차려입고 바람막이를 껴입고 출발합니다. 며칠전만 해도 선풍기를 끼고살았는데 어느새 계절이 가을의 문턱을 넘어섰습니다.

계절이 바뀌는걸 어떻게 실감하시나요?

봄은 처녀

여름은 어머니

가을은 미망인

그리고 겨울은 계모

여인의 이미지를 차용해 만든 시를 떠올려 보면 가을은 미망인의 눈빛입니다. 세상의 쓰신짜단 기본 네가지 맛에 매운맛과 감칠맛을 두루 다 맛본 현숙한 여인의 그윽한 눈빛. 남편을 먼저떠나 보낸 미망인의 아득하고 간절한 그 눈빛이 이즈음 나무가지 사이로 부서지는 가을 햇살에서 느껴집니다.

가을입니다.

어느새 가을입니다.

요즘 산행할 때 반갑게 맞아주는 꽃이 있는데 바로 꽃무릇입니다. 꽃이 진 후에야 잎이 돋아나기에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결코 만날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뜻하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선운사의 꽃무릇이 유명한데 이렇듯 이 꽃을 절 주변에 많이 심은 이유는 뿌리에 있는 독성분을 단청이나 탱화를 그릴 때 섞으면 좀이 슬거나 벌레가 꾀지 않아 그리 되었다고 합니다. 굳이 절까지 가지 않아도 우리 집 근처 동네 산에서도 막내딸 기숙사 곁 안산에도 꽃무릇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위의 글을 페이스북에서 6년 전 ‘과거의 오늘’에 쓴글이라고 알려줍니다. 그런데 이 글이 내가 쓴게 맞나 싶을정도로 낯설게 느껴집니다. 6년전 오늘의 나와 지금의 나는 분명 달라졌나 봅니다. 꽃무릎 사진을 모아 꽃편지에 실어 보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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