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장암 4기이고, 수술한 지는 한 달 반 정도 지났습니다. 현재 1차 항암을 끝낸 상태이며, 다음 주에 2차 항암을 할 예정입니다. 남들보다 고통에 무딘 편이라 그런지 몰라도 많이들 겪은 항암 부작용 (오심, 손발저림 등등)이 있긴 하지만 참을만 한 것 같습니다.
수술 후 한 달 병가로 쉬었고, 지금은 복직하여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더 쉴까 고민도 했었는데, 일단 암 보험이 없어 걱정이기도 하고, 복직할 생각이라고 종양내과 선생님과 상의하기도 했는데 본인 컨디션만 따라준다면 일상을 유지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해서, 딱 한 달 휴직하고 바로 복직하였습니다. 다행히 회사에서 편의를 봐줘서 항암 기간 중에는 1시간 일찍 퇴근하기로 하였습니다. (8시 출근, 4시 퇴근)
한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휴직 중에 아침은 주로 통밀빵에 샐러드과 계란, 과일, 그리고 샐러드를 먹고 있고 단백질이 부족한 것 같아 오트밀크나 무가당 두유를 마십니다. 복직하고 나서는 새벽 6시 기상이라 간단하게 토스트에 계란을 먹거나 요거트볼에 삶은 계란을 먹고 출근하고 있습니다.
점심은 회사에서 식사가 나와, 그냥 회사 급식을 먹고 있습니다. (다만 미리 메뉴를 확인하고 먹으면 안되는 메뉴가 나오면 집에서 미리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 갑니다.)
회사를 다니기도 하고 요리하는 걸 정말 싫어해서 저녁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일본 가정식을 자주 해먹는 편입니다. (반찬 가지가 다양한 환우분들 정말 존경합니다.) 밥류를 먹을 때는 미소된장국에 야채랑 고기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만들어서 먹는 걸 선호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회사를 다니면서 저녁을 차리는 게 너무 힘들다보니 가지 수는 최소화하는 대신에 최소 2가지 이상의 야채를 먹을 수 있게 조리합니다. 밥은 잡곡밥이긴 한데, 티가 안나네요.
왼쪽은 참깨와 미소된장으로 만든 돼지목살구이 입니다. (돼지고기는 미리 수비드로 준비해서 조리시간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중간은 깐풍가지에 닭다리살을 함께 만들어 먹었습니다. 기름을 많이 써서 괜찮을까 싶기도 했는데 종양내과 선생님이 걱정말고 살이나 많이 찌우라고 해서 행복하게 먹었습니다.
마지막은 카레, 닭다리살야채볶음, 그리고 모로코식 당근샐러드를 입니다.
하지만 밥류는 반찬 수가 1개 이상은 되어야 하다보니 그보다 더 빨리 만들고 손이 덜 가는 양식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왼쪽은 토마토파스타에 그릭샐러드 입니다.
중간은 돼지목살크림파스타에 모로코식 당근샐러드인데, 크림파스타는 비건 재료만 사용했으나 항암 때문에 고기를 토핑으로 추가했습니다.
마지막은 중동식 로스트 당근 & 대추야자 샐러드에 닭안심을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샐러드만 보면 비건이지만 늘 단백질을 추가해서 먹고 있습니다.
병원에 갔을 때 영양사와 식단 이야기를 많이 논의했는데 다행히 밸런스를 잘 맞춰서 잘 먹고 있다고 계속 이렇게 먹되 좀 더 많이 자주 먹어야 살이 찐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수술하고 10kg가 빠졌는데 1차 항암기간 동안 1.5kg가 늘었습니다!
대장암이 특히나 먹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맛을 포기할 수가 없어 그냥 건강한 재료로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덕분에 엥겔지수가 한 없이 올라가고 있네요.... 다들 맛있고 건강하게 식사하시면 암도 잘 이겨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