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대장암 4기 / 요즘 식단과 항암 5차 완료!

안지지마l대본
2023.11.30 20:44 | 조회 1.7k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저는 대장암 4기 환자로, 구불결장 절제수술을 하고 바로 항암을 진행하는 중입니다. 지난 주에 중간 정검을 위한 CT 검사를 했고, 어제 항암 5차 전에 검사 결과를 들었는데 다행히 검사 결과가 좋아서 계속해서 항암을 진행하기로 하고 무사히 항암 5차를 마쳤습니다!!

부작용 억제제 맞다가 심장에 무리가 와서 5차 못할 뻔했는데 다행히 증상이 호전되어 항암을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다니기도 하고, 입원하는 게 너무 싫어서 외래로 항암을 진행하는데 이렇게 돌발상황이 생기는 게 외래의 단점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무사히 항암 5차까지 마쳤고, 이제 3번만 더 맞으면 일단 목표치는 마무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항암을 하면서 먹고 싶은 건 거의 다 해 먹은 것 같습니다. (먹으면 안되는 음식 제외하고,)

왼쪽부터 북부 아프리카식 닭요리입니다. 하리사라는 튀니지 전통 소스를 넣고, 석류와 요거트를 소스로 뿌려서 먹는 요리인데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서 앞으로 해 먹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중간은 지중해식 볶음밥으로 사워소스와 레몬을 곁들여 먹는데 만들기가 쉬워 종종 해 먹습니다.

마지막은 감자렌탈스프로 항암 후 입맛이 없을 것 같아서 미리 3일치를 만들어서 입맛이 없을 때마다 먹었습니다.

밥 하기 귀찮을 땐 파스타게 제일 편한데, 제일 왼쪽은 파슬리페스토로 만들 파스타에 닭안심구이, 그리고 천혜향으로 소스를 한 루꼴라를 먹었습니다.

중간은 친구를 초대해서 가리비와 새우바질피스타치오 스파게티를 해 먹은 날인데 아주 행복했습니다.

마지막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어향가지볶음에 연근구이를 해 먹은 날입니다. 가지는 정말... 너무 맛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한식을 못하는 데 요즘 하나씩 도전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만들기 쉽다고 해서 만들어본 들기름 막국수... 간단하고 만들기 편해서 종종 해 먹었습니다.

중간은 꽃게가 제철이라 혼자 꽃게탕을 해 먹었습니다. 꽃게 손질이 귀찮아서 다시는 주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남은 꽃게를 넣은 꽃게 칼국수입니다. 혼자 꽃게를 처리하려고 하니 힘들었습니다.

항암을 하면서 출근을 하다보니 점점 단품으로 먹을 수 있는 식사를 하게 됩니다.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했는데 직장동료가 치킨 덮밥을 만들어 먹으라고 추천해줘서 마늘치킨덮밥을 해먹었습니다.

밥하기 귀찮은 날은 수비드한 돼지목살에 새콤한 비빔국수를 말아 먹었습니다.

입맛이 없을 때는 그냥 레몬과 올리브유, 그리고 파슬리를 넣은 오이샐러드를 먹었습니다.

붕어빵이 너무 먹고 싶은데, 시중에 파는 붕어빵은 몸에 안 좋을 것 같아서 직접 적두를 사서 팥앙금을 만들어 먹은 건강한 붕어빵인데 다시는 못할 짓 같았습니다. 하지만 팥앙금을 만들다보니 밖에서 파는 붕어빵에 얼마나 많은 설탕이 들어가는지 알아버려서 또 사먹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즘 한식에 자신이 붙어서 닭볶음탕도 해 먹었습니다!! 내가 만들었지만 너무 맛있어서 감동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식 자신감 뿜뿜하며 닭한마리를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먹었습니다. 부추전도 아주 맛있게 부쳐서 기분이 좋았던 하루였습니다.

사실 요즘은 외식도 하고, 간식도 많이 먹고 있습니다.

먹는 걸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서 진짜 먹고 싶은 음식은 그냥 먹습니다. (은희네 해장국, 인도카레, 사모사 등등)

디저트류를 너무 좋아해서 나름 유기농 빵집에서 사 먹었는데 이제는 디저트도 집에서 만들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숏브레드 같은 간단한 쿠기밖에 못 굽지만... 먹고 싶은 것은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대장암 환자.. ㅠㅜ..

덕분에 체중도 꾸준히 늘어서 수술하고 3개월이 지난 지금 3~4kg정도 증량했고, 매일 14,000보 정도 걷기 위해 -4도의 날씨에도, 항암을 한 날에도 열심히 걷고 있습니다!!

모두 잘 먹고 운동하며 함께 건강해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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