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선유도 겨울 풍경-홍수희 시인의 <무거운 나이>

미카엘2015ㅣ설본
2024.01.15 15:44 | 조회 145

선유도 공원은 일찍 출근하면서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주말에 늦은 오후에 선유도 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아침 햇살은 유치원생의 모습처럼 밝고 활기차고 우당탕탕 뭔가 장난기가 묻어 나오는 느낌이라면 늦은 오후의 햇살은 할머니의 품처럼 너그럽고 포근하고 여유롭습니다.

낮에서 밤으로 바뀌는 이 시간을 흔히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하는데 해가 질 무렵은 사물의 윤곽이 흐려 멀리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칠 늑대인지 분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쓴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빛과 어둠이 바통 터치를 하는 이 시간에는 모든 사물이 낯설게 보이고 낮과 밤에는 볼 수 없는 온갖 종류의 색이 마침네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사진 찍는 사람들은 이 시간을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지는 햇살도 시간에 따라 색의 무게가 달라지고 우리네 인생 역시 나이에 따라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도 달라질텐데 과연 지금 내 나이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궁금해집니다. 홍수희 시인의 <무거운 나이>라는 시를 읽으며 양손에 내 살아온 날들을 가만히 얹어 봅니다.

실수하더라도 괜찮다

괜찮다 토닥여줄 엄마가 없는 나이

혼자 앉아 훌쩍거릴 땐 내가 있잖아

어깨 끌어안을 형제자매도 너무 멀어진 나이

하소연하려 둘러보면

친구들도 제 짐이 무거워 휘청거리는 나이

한 손으로 들기엔 버거운,

무거운 나이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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