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한강 자출 풍경

미카엘2015ㅣ설본
2024.01.22 16:03 | 조회 180

강추위가 예상되니 노약자는 외출 자제하라는 안전 문자 때문인지 한강 자전거 도로에 노약자는 물론 젊은 사람도 코빼기가 보이지 않습니다. 내가 자출 하는 이 길이 서울 한복판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한적합니다.

이 추위에 자전거가 웬 말이냐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요즘 기능성 방한용품들이 워낙 발달해서 이 정도 추위는 자출에 별 영향이 없습니다. 방한복과 바람막이를 겹쳐 입고 눈만 보이는 방한모와 발열장갑에 두툼한 스노우슈즈를 신으면 찬 바람이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 이 추위에 나만 혼자 이렇게 따뜻해도 되나 싶은 죄책감과 겨울 한파에도 이렇게 따뜻할 수 있을까 싶은 행복감을 동시에 느끼며 출근하였습니다.

겨울의 한복판에서도 자출을 포기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자출 하면서 만나는 풍경 때문입니다. 보내드리는 사진을 보시면 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겨울 자출이 태백산행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심정을 느낄 수 있는 시 한편이 있어 사진을 함께 보냅니다. 좋은 날 되세요

태백산행

정희성

눈이 내린다 기차 타고

태백에 가야겠다

배낭 둘러메고 나서는데

등 뒤에서 아내가 구시렁거린다

지가 열일곱 살이야 열아홉 살이야

구시렁구시렁 눈이 내리는

산등성 숨차게 올라가는데

칠십고개 넘어선 노인네들이

여보 젊은이 함께 가지

앞지르는 나를 불러 세워

올해 몇이냐고

쉰일곱이라고

그중 한 사람이 말하기를

조오흘 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

태백산 주목이 평생을 그 모양으로

허옇게 눈을 뒤집어쓰고 서서

좋을 때다 좋을 때다

말을 받는다

당골집 귀때기 새파란 그 계집만

괜스레 나를 보고

늙었다 한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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