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환자가 버티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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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634
2024.01.30 19:49 | 조회 1.5k

간암 4기로 수술 불가 판정을 받은 환자가 있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판정을 받은 뒤 저를 찾아와 바로 면역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손 쓸 수 없는 상태’라는 말을 들었는데, 차츰 상황이 나아지자 그는 색전술을 한 차례 받았습니다. 복수가 차서 숨도 쉬지 못하던 몸이 밖으로 나들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습니다. 그 이후 몸은 차차 좋아져, 여행도 다니고 운동도 하는 등 건강히 살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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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분의 몸은 다른 치료를 받을 여력이 될 만큼 회복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면역치료만 하고 있습니다.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주시를 하고 있으면 피곤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체크만 하면서 신경을 끈다는 것이 그분의 철학입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몸에서 간염항체가 발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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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선생님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간염에서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지던 죽음의 길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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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극복하는 과정이 항상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닙니다. 간암을 앓았다가 간염항체를 키워낸 환자 분처럼 삶의 질을 얻으면서 암을 극복할 수 있는 길도 있습니다. 비법은 몸과 마음 그리고 가족과의 소통과 영혼의 상태를 주시하면서 천천히 가는 것입니다. 급하게 하면 치료도 체하는 법. 암만 바라보고 암의 속도에 맞추다 보면 환자는 속도에 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를 바라보고 환자의 몸 상태에 속도를 맞춰 필요한 치료를 선택해간다면 그 치료는 성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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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어떻게 치료할지를 환자가 결정할 수 있는가 입니다. 이 과정을 환자가 조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치의와 허심탄회하게 상의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항암제를 견딜 수 있을 지 없을 지부터 사소한 불편까지 상의해봐야 합니다. 환자들 중에 딱딱 소리가 나는 폐 MRI 촬영이나, 수치를 확인하기 위한 채혈검사를 그야말로 진저리 치며 싫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환자가 불편해하는 것은 보호자가 나서서 주치의와 잘 협의한 후 거르는 것도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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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의 매뉴얼이라고 하면 수술, 항암제, 방사선을 우선으로 합니다. 어떤 경우든 의학적 소견을 무시해선 안 됩니다. 다만 이때 고려해야 하는 것은 환자가 그 치료를 버틸 수 있게끔 몸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환자가 그 모든 치료들을 버티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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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치료를 시행하는 환자들은 오심, 구토, 백혈구 감소, 적혈구 감소, 혈소판 감소, 소화 장애, 설사, 탈모, 손발 저림 등 부작용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면역치료를 함께 한 환자들은 이와 같은 부작용이 덜하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면역치료로 환자의 면역력을 높여주면서 매뉴얼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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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치료란 넓게 보면 환자의 면역력 자체를 높여주는 치료이며, 좁게 보면 약물이나 약 등 처치를 통해서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입니다. 환자의 몸과 마음 상태를 차트의 숫자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입니다. 겁이 많은 환자, 작은 부작용에도 공포를 느끼는 환자라면, 마음치료를 병행해 암에 담대해지는 자세를 키워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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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사랑하고,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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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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