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남편이 떠났습니다.

주연아l췌보
2024.02.07 16:34 | 조회 5.3k

지난 22일 나의 사랑이 저를 남겨두고 멀리 훨훨 날아가셨습니다.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날고 싶다고 잡고있는 손을 놓아달라고 하시더니 야속하게 가셨습니다.

울면서 애원하고 조금만 버텨보자고 사정사정했건만 다음 생에 만나자 약속하고 그리도 무정하게 가셨습니다.

집안 곳곳에 천년만년 살 것처럼 자기 손으로 다듬고 고치고 꾸며 눈이 가는 곳 모두 남편의 온기가 남아 있는데 어찌 살라고 이 큰 집에 저를 홀로 두고 가셨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정원 곳곳에 심은 나무 돌 장미 보이는 것 모두 남편 손이 거치지 않는 것이 없네요.

오늘 겨우 정신 차려 정원 둘러보다가 소리내어 울면서 돌아다녔습니다. 가슴에 뚫린 이 커다란 구멍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10월에 갑자기 암 진단 받고 겨우 4달만에 혈변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의사샘의 절망적인 선고를 받고 호스피스 가셔서 지난 22일 호스피스 병실에서 임종하셨습니다.

너무 급작스럽게 진행되는 암투병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헌실에 절망하며 그래도 기적이 일어나 남편이 건강을 회복해 내 앞에 당당히 설 줄 알았는데 저리 허무하게 보내드렸습니다.

정말로 건강하셨고 결혼 45년 동안 병원을 몰랐던 남편을 잃어버리고 나니 모든 것이 나의 잘못된 생활방식 때문이 아닌가 자책도 됩니다.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후회와 절망으로 저도 몸무게가 자꾸 빠지고 정신도 온전치 않습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10년전 유방암으로 겨우 벗어났는데 남편을 보내고 나니 제 건강도 장담할 수가 없어 여기서 넋두리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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