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마지막 인사 드립니다.

루이누나l췌보
2024.02.12 03:40 | 조회 3.7k

안녕하세요. 루이누나입니다.

바로 엊그제 구정 당일 오전 10시 22분경,

저와 루이의 사랑하는 엄마가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곧 있을 새벽 발인을 위해 대기중에 마지막 인사를 드리려고 합니다.

작년 7월에 췌장암 4기 진단 후 폴피리녹스로 항암 시작.

기력은 점점 떨어졌지만, 그 흔한 응급실 이벤트 한 번 없이 잘해오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마지막이 되어버린 12차 항암 종료 후 중간 CT 촬영을 하고 난 직후 갑자기 황달 증세가 시작되었습니다.

29일 응급실에 갈 때만 해도 이벤트겠거니... 했습니다.

4일전 찍은 CT를 긴급 판독한 결과,

심각한 간 전이로 인한 간부전 소견, 다발성 폐전이 소견이었고, 조혈기능도 매우 좋지 않다 하였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거짓말 같네요.

살아있는 지옥이었습니다.

아무런 방법 없이 그저 끝이 오기를 기다린다는 게 너무나도 힘이 들었습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거동을 전혀 못하는 엄마의 손을 잡고 연명치료거부동의를 하게 하고, 2차병원이나 호스피스로의 전원을 강요당한 시간들이 다시 생각해도 끔찍합니다.

그저 제 소원은 엄마가 아픔없이 빨리 떠나가시기를, 그 마지막 순간을 제가 지킬 수 있기를 바라는 것뿐이었어요.

연휴 전 마지막 회진 직후, 엄마의 상태는 급변하였고, 마치 예상이라도 하신 듯한 교수님의 오더로 엄마는 24시간 내내 몰핀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제가 너무 지친 것을 알아채셨는지 엄마는 그렇게 떠났습니다.

사실 실감이 나질 않네요.

거짓말 같고 그냥 곧 깨어날 수 있을 악몽 같습니다.

이제 저는 한 시간 후면 사랑하는 엄마의 영정 사진을 들고 마지막 길을 배웅합니다.

그리고나면 또 바로 여러 가지 정리를 해야겠지요.

정리가 끝나고 나면 수많은 의문과 반성, 죄책감, 후회 등의 복잡한 감정과 싸워야할테고요.

제가 믿었던 0.1%의 기적은 저에게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부족했던 탓일겁니다.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하겠습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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