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삼우제를 지내고 왔습니다

프롬l직보
2024.03.19 14:07 | 조회 2.1k

3월 15일 3시 30분, 아버지 임종의 순간이었습니다.

일요일에 당신의 육신을 태우고..볕이 좋은곳에 묻어드리고

오늘이 그 삼우제 입니다..

아버지는 마지막 숨을 다하는 순간까지

꼭 다시 일어나고 낫고 말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으셨습니다.

임종 1주일전 응급실을 통해 입원할때도

임종 4일전 말을 잃으실 때도

임종 3일전 섬망이 심해 꿈에 허우적 거리실 때도

임종 2일전 호스피스로 모셔졌을때도

임종 전날 임종실로 모셔졌을때도

아버지는 의지을 꺽지 않으셨습니다.

너무나 잘 보였습니다.

죽음이 임박한 그 와중에도 정신이 있으신게 너무 잘 보였고

몸이 생각대로 안되어 눈물을 흘리시는것도 너무 잘 보였습니다.

임종실에서..

아버지 형제들은 울며불며 아버지께 마지막 인사를 건넸지만

당신의 큰아들..저만큼은 아버지를 응원했습니다.

당신은 인생 처음으로 낳은 자식인 저의 말에 반응하셨고

제 응원에 반응 하셨고

제가 울부짖는 소리에 저와 눈동자를 맞추셨습니다.

오직 저만이 응원했습니다.

아빠 잘하고 있다고 할수 있다고 한번만 일어서 보자고

일어서서 아들이랑 같이

당신이 세운 소중한 공장에서 다시한번 출근해서 일해보고

다시한번 신나서 자신이 일군걸 자랑하듯이 가르쳐달라고

좋아하시는 자전거 다시 저와 함께 타고 다니자고

끈임없이 당신 귓가에 소리쳤습니다.

그렇게 가셨어요 아버지는

누군가는 아버지 미련없이 가시게 단념하고 배웅의 인사를 건네주라고 다그쳤습니다.

저는 전혀 그러지 않았습니다.

당신에게 배우고 안기고

성인이 되서도 당신 손에 이끌려 투정을 부려가며 손에 기계와 기름을 뭍히게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저의 20대의 대부분, 24시간을 아버지와 함께한..세상에 얼마 없는 아버지와의 시간을 보낸 당신의 큰아들입니다.

아버지의 형제도 있고 아버지의 연인이자 저의 어머니, 아버지가 사랑했던 딸이자 저의 동생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가장 잘 알았습니다.

저만이 당신의 생각과 의지를 읽었습니다.

마지막 밤의 순간에도 저만이 응원을 보냈습니다.

작은아버지께 끌려가면서도 울며 응원을 보냈습니다.

...

그래서 삼우제도 끝낸 지금

다들 추스르고 일상을 보내려 힘을 내보지만

저만큼은 당신과의 이별시간이 더 필요한가 봅니다.

저한텐 이제 동료가 없습니다.

다시 평소처럼 대하며 일상으로 되돌려줄 사람이 없어요.

하지만 사명감은 있습니다.

남은 당신의 연인.. 나의 어머니 만큼은 제가 지켜야 합니다.

그렇기에 눈물을 숨겨야 합니다.

강한척 해야합니다

슬기로운척 해야하구요

하지만 당신앞에서 저는

놀고싶은데 일시킨다고 투덜대던 20대의 아들이고

어릴적 당신께 안기던 연약한 자식이고

까불다 다쳤을때 한걸음에 달려와 등을 토닥여줘야 했던 어린 자식입니다...

삼우제도 끝나고..이제 다들 일상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그저 아무도 없는 방에서

아버지의 영정을 조용히 모셔두고 혼자서 눈물을 삼킬 뿐입니다...

혼자 삼키는 이 눈물이.. 언제 마를지는...모르겠습니다...

짧은기간..환우분들과 가족들의 응원과 위로를 참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언젠가 겨우 추스르고 웃으며 아버지를 추억할수 있게 되었을때

환우분들께 응원을 보내겠습니다.

아버지를 보내보고 나니..이게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알게되었고, 그래서 다른 환우분들은 진심으로 다시 일어서길 바랍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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