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임미숙
모든 사물이
사랑하는 연인들처럼
설레이고 울렁이는 달
붉은 동백이 뚝 떨어지는 아픔도
연분홍 벚꽃이 흩날리는 그리움도
노오란 개나리의 간절한 소망도
사월이라 느낄 수 있는 달
긴 겨울 보내고
따스한 봄볕에
종종거리는
병아리 떼처럼
새 생명
새 희망
새 출발을
다시금 할 수 있는 사월이 있어 좋다
중년에도 꽃을 보며
가슴 뛰고 울렁이는
내가
더 좋다.
마지막 구절을 읽으며 ‘저요 저요’ 유치원생 마냥 손을 번쩍 들게 됩니다. 왜냐하면 저도 나이 들면서 제가 더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기특하기까지 하답니다. 아내는 조금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젊었을 때보다 잘 참고 온순해지고 친절하며 화를 덜 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철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특히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꽃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하게 된 것이 내심 자랑스럽기까지 합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숲 아카데미에서 공부해서 숲 해설사가 되는 것이 버킷 리스트 중에 하나입니다.
오늘은 한강 다리를 두 번이나 건넜습니다. 월드컵 대교를 건너 하늘공원 아래 시크릿 가든에 들렀는데 생각보다 살구나무 꽃이 덜 피어 아쉬운 마음에 양화대교를 건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선유도 공원에 들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꽃이 있으려나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선유도 공원에서 활짝 핀 벚꽃 나무를 보고 깜놀했습니다. 어찌나 감탄을 많이 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했는지 허기가 져서 행동식을 찾아 먹을 정도였답니다. 흐드러지게 핀 선유도의 꽃 사진을 보시면 그럴 만도 하겠다 공감이 되실 겁니다.
어딜 가도 꽃들로 만발한 사월입니다. 봄의 한시각은 천금의 값어치와 맞먹는다고 하니 때를 놓치지 마시고 ‘따스한 봄볕에 종종거리는 병아리 떼처럼’ 꽃그늘 찾아 짧은 여행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