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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반가운 전화처럼 봄이 울린다.
그 진동에 모든 사물이 깨어나고 돌아본다.
봄이 도착했다.
이미 대문 안쪽에 가득하다.
노랑나비들이 무수히 팔랑이는 듯한 봄빛.
낡은 나무 대문에서 새어 나오는
새봄이 맑고 아름답다.
김수우 시인의 <봄은 또 하나의 문이다> 中에서
현재 봄은 전화처럼이 아니라 사이렌처럼 울립니다. 벚꽃은 절정을 향해 치솟아 낙하 고도에 도달하여 곧 꽃비가 되어 떨어질 준비를 마쳤습니다. 살구꽃은 이미 떨어져 땅바닥에 뒹굴고 가지에는 연두색 나뭇잎으로 반짝반짝 눈부십니다. 그 옆에 앵두나무 꽃과 조팝나무 꽃이 만개하였고 명자나무꽃과 황매화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였으며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복숭아꽃 (복사꽃, 도화 桃花)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귀엽고 앙징맞으면서도 요염하기까지 한 복숭아꽃의 아름다움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는지요 도화살(桃花煞) 이니 도색잡지(桃色雜誌)니 세상에서는 안 좋은 말에 복숭아꽃을 괜스레 끼워 넣지만 그건 아마도 복숭아꽃의 아름다움을 질투하여 깎아 내리려는 술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연 속에서 이렇게 순수하고 맑고 고운 분홍빛을 복사꽃 말고 누가 낼 수 있을까요?
시인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봄빛 가득한 대문에서 무수한 생명의 손자국을 본다.
당신의 생애에 몇 번째의 봄을 맞이하는가.
몇 번째의 문을 여는가.
몇 번째의 아름다움을 낳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