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어떤 봄날-나태주

미카엘2015ㅣ설본
2024.04.09 13:46 | 조회 322

사진이 넘쳐 오늘은 사진을 찍지 말자 결심을 했건만 이렇게 예쁜 꽃들을 어찌 외면할 수 있을까요? 더불어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인생의 한순간을 강렬하게 맛보는 것이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오늘 출근길도 어김없이 열심히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스쳐 지나가며 감상하는 봄 풍경도 일품이지만 가던 길 멈추고 카메라 렌즈를 통해 클로즈업하여 바라보는 봄 풍경은 느낌의 강도가 수십 배는 더 강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출 하면서 듣는 라디오에서 4월에는 ‘다음에’라는 말을 써서는 안된다고 DJ가 조언을 해줍니다. 몇 시간만 지나도 풍경이 바뀌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러니 ‘다음에’를 기약하지 말고 지금 당장 사월의 자연 속으로 풍덩 빠지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사정이 여의치 않으시다면 제가 보내드리는 꽃 사진으로나마 이 즈음의 봄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나태주 시인의 ‘어떤 봄날’이라는 시도 한편 보내드리오니 꽃 감상한 후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

길을 잘못 들었단다. 시골길

시내버스 타고 가다가

내리지 않을 곳에서

내렸지 뭐냐

길을 잘못 들고

내리지 않을 곳에서

내리는 바람에

살구꽃 대궐로 핀 마을을

만나지 뭐냐

조그만 집 대문간에 나와 앉아

놀고 있는 예쁜 아이 하나

너를 또 만났지 뭐냐

그렇다면 말이다

길을 잘못 든 것도

끝까지 잘못한 일은 아니고

내리지 않을 곳에서 차를

내린 것 또한 끝까지

잘못한 일은 아니지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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