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4월의 시-도지현

미카엘2015ㅣ설본
2024.04.11 14:32 | 조회 108

남산은 해발 200여 미터로 야트막한 산이지만 그래도 꽃이나 단풍이 평지 보다 오래 머물기에 좀 늦었다 싶었지만 마지막 벚꽃 구경을 위해 남겨두었던 곳입니다. 그런데 남산 북쪽 산책로에 들어서자마자 상춘객들이 얼마나 많던지 게다가 아침겸 점심 식사를 하려고 점찍어두었던 식당은 웨이팅이 너무 길어 언제 식사를 할 수 있을지 기약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여 잠깐 입구에만 머물다가 발걸음을 북촌으로 돌려야 했습니다.

북촌도 사람으로 북적였지만 남산보다 한적했고 저희가 즐겨 찾는 정독 도서관 풀밭에 누울 수도 있는 야외 소파를 두었는데 운 좋게 소파를 차지할 수 있어 4월의 바람을 맞으며 벚꽃 그늘 아래서 꿀처럼 달콤한 (첨밀밀 甛蜜蜜) 오수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그 푹신하고 편한 소파를 두고 집에 오려니 어찌나 아쉽던지 발걸음이 떨어지지를 않았답니다. 다음에 오면 그때는 꽃그늘이 아닌 초록의 나무그늘 아래서 오수를 즐기고 와야지 다짐을 하였답니다.

비록 4월의 대미를 장식하는 벚꽃은 지고 있지만 작은 화단에 심어진 이름 모를 꽃들과 앙증맞은 핑크빛의 꽃아그배나무 그리고 웨딩드레스를 연상시키는 흰색의 옥매와 달리 분홍색을 띠는 산옥매를 처음 만날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계절 4월에 만난 친구들과 도지현 시인의 ‘4월의 시’ 보내드리오니 즐감하세요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계절

차라리 눈물이 난다.

돌아보는 곳마다 함박웃음 짓는

꽃들의 유혹에 짐 짓 유혹 당해 본다

장자에 "호접몽" 에서처럼

잠시 나비가 되어 날아

꽃과 사랑에 빠져 보기도 하고

꽃의 향기에 취해 흔들기도 하며

이 아름다운 계절을 한껏 즐기고 싶다

한 세상 산다는 것이 별거더냐

백 년도 못하는 인생

꿈꾸듯 살아보고 취한듯 살아보자.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보고

그 아름다움에 푹 빠져도 보는 것도

인생에 때로는 필요하지 않을까

이 계절에 한 편의 시 처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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