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4기인 엄마의 보호자인 딸입니다.
23년 2월에 진단받고, 마침 직전에 회사를 퇴사한 제가 같이 살지는 않지만(결혼해서 따로 삽니다) 주보호자로 수술입원통원항암응급실 다 동행했네요.
이벤트가 진짜 끊이지 않았어요. 진단 받기 전부터 계속 잘 못드셔서 살도 10키로 넘게 빠지시고... 아바스틴 부작용으로 누공이 생겨서 작년엔 개복수술을 다섯번했네요... 작년 말에는 장천공으로 응급수술하고 장루하시고 개복을 너무 많이해서 잘 안아무셔서 거의 석달을 입원했어요.
그와중에 제가 계속 회사를 안나가고 있으니까 엄청 걱정하셨어요. 경력단절 기간이 너무 길다고... 엄마 등쌀에 구직사이트에 이력서 올려놨더니 감사하게도 연락을 주시는 곳이 여러군데 있어서 지난주부터 출근하고 있어요. 사실 출근전날까지 세브란스에 있었네요ㅜㅠㅠㅠ 항암부작용으로 열이랑 염증이 있어서ㅠㅠㅠㅠ 다행히 금방 괜찮아지셔서 출근전날에 퇴원해서 지금은 요양병원에 계세요.
출근하면서도 너무 걱정되서 매일매일 아침저녁으로 전화했어요. 그냥저냥 안부만 물으면 상태를 두루뭉술하게 숨기려고 하셔서 전화할때마다 꼬치꼬치 캐물어야 겨우 솔직하게 말씀하십니다... 그저께는 저한테는 저녁 식사 좀 했다고 말해놓고 전화 끊어진줄 알고 요양병원에 계시는 다른분한테 하루종일 거의 못먹었다고 말씀하시는것도 엿들었네요ㅎㅎㅠㅠㅠㅠ
걱정되는건 저게 아닙니다... 오늘은 아침에도 엄마한테 전화했고 저녁에 퇴근하면서도 전화했어요. 저녁엔 야근이 좀 있어서 약간 늦었는데, 한참 울고있다가 전화를 받으신거예요. 너무 놀라서 무슨일이냐고 하니까 이리저리 말을 돌리시다가 요양병원에 다른사람들은 주말에 가족들 다 찾아오고 어버이날 행사도 하고 그러는데, 나만 가족도 없는 사람처럼 혼자라서 서럽다고 그러시는거예요... ???? 아니 내가 주말에 간다니까 오지말라며???? 왜 또 마음이 바뀌어서 서러워지셨어요???하니까 전혀 모르는 이야기를 듣는것처럼... 반응을... 지난주에 통화했을때 주말에 요양병원에 가겠다고 했더니 새직장 적응하느라 많이 피곤할텐데 오지말고 쉬어라 그러셨거든요...? 그리고 연휴 내내 아침저녁으로 전화했는데... 이제와서 이렇게 서럽게 펑펑 우시는게....
사실 엄마가 이번에 처음 암에 걸리신게 아니라 26년전에 유방암 15년전에 난소암 이렇게 세번째시거든요. 그래서 방사선이랑 항암을 진짜 오래 많이 하셨어요. 그것 때문에 건망증도 심하시구... 맨날 엄마가 건망증때문에 까먹고 치매아닌가 걱정하면 제가 엄마는 까먹었다는걸 알고있으니까 건망증이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오늘은 정말로... 까먹었다는걸 모르는 기색이었어요. 그냥 노화로 인한 기억장애라고 하기에는 아직 만으로 62세셔서... 엄마는 치매에 걸리느니 죽어버리겠다는 말을 달고 사신지 10년이 넘었어요. 그게 너무너무너무 걱정됩니다...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잠이 안와요. 토요일 새벽에 당장 요양병원에 가볼 생각입니다.
암이든 치매든 걸리는건 어쩔수없죠... 근데 여태 힘들게 고생하면서 버텨오고 있었는데 그 의지가 한번에 와르르 무너질까봐 무서워요. 같이 살면 그냥 기억력감퇴인지 뭔지 찬찬히 살펴볼수있을텐데 내일모레 몇시간 만나서 명확하게 알수있을거 같지도 않고... 그냥 넘기고 놔뒀다가는 한참 상태가 안좋아진걸 숨기시다가 알게할거같아서 걱정입니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막막하고 걱정되고 답답하고... 뭐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