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첫 항암 후 일상 이야기

할수있어유I직보
2024.05.19 21:39 | 조회 861

안녕하세요.

5월 16일날 직장암 3기 확정 받고 1차 항암까지 완료 했어요. 가족 모두 항암만은 안하길 바랬는데 항암을 하게 되었고 가족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달하니 엄마도, 동생들도 많이 속상해했어요. 제가 지금 제일 힘든건 아빠다. 아빠한테 속상한 티도 내지말라고 암 진단 받고 지금까지 다같이 잘 버티지 않았냐고 항암도 잘 버티면 된다고 했어요.

감사하게도 항암 하신 날부터 지금까지 식사 잘 하시고 1박 2일로 친한 삼촌들과 여행도 다녀오셨어요.

사실 이 여행 보내드리는게 맞나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작년 가을에 예약 해 둔 여행이셨고 아빠도 암 수술 했다고 못간다고 하면 취소 하고 다음에 다같이 가자고 할 친구들이라고 직접 얼굴 보고 말씀 하고 싶다고 하셔서 보내드렸어요. 다녀와서 여쭤보니 친구들분이 아빠 이야기 듣고 우셨대요. 이 이야기 듣고 우리 아빠 인생 참 잘 사셨구나 생각했어요. 아빠도 친구들 보고 오니 버틸 힘이 생기셨다고 하셔서 보내드리길 잘했다 생각했네요.

그리고 동생이 간호사인데 퇴사 시기 쯤 아빠가 암 진단을 받으셨고 병간호도, 퇴원 후 케어도 동생이 하고 있었어요. 4달 정도 쉬고 재취업 할 생각으로 처음엔 퇴사 한건데 아빠 항암 이야기 듣고 생각 많이 했다면서 어제 저한테 말하길 자취방 정리 하고 본가로 들어가야 겠대요.

지금 당장 본인이 돈이 급한 것도 아니고 시간 있을 때 효도 할 수 있을 때 하고싶다는 말과 함께요.

부모님께 말씀 드리니 자식 앞길 막는거 싫다고 안 그래도 된다고 하시는거 자식 된 도리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말씀 드렸어요. 동생 주말엔 쉬게 제가 지금도 금요일 퇴근 하면 본가 가서 토, 일은 제가 아빠 케어 해드리고 있고 지금처럼 가족 다 같이 의지하면서 버티면 항암도 무사히 이겨 낼 수 있겠죠?

제 새해 소원은 언제나 ‘평범한 날들의 연속이길’이에요.

그냥 남들 처럼 밥 먹고, 자고, 일하고 별거 아닌 날들이 누군가에겐 간절히 바라는 날들이기도 하니깐요.

근래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는데 긴 글이여서 죄송하지만 이렇게 남기고나니 조금은 정리가 된 거 같아요.

동행은 저에게 대나무 숲 같은 곳이에요. 항상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의 평범한 날들이 계속 되길 제가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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