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홍수희 시인의 <잘 지낸다는 말>

미카엘2015ㅣ설본
2024.06.21 16:40 | 조회 257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는가

잘 지낸다는 말

저무는 해가

가득 담긴

잘 지낸다는 말

혼자 먹는 밥에

적막 한 줌 새싹 한 줌

고추장 한 줌 넣어

쓰윽 쓱 비벼 먹었다는 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는

너의 잘 지낸다는 말

안개 낀 차창처럼

뿌옇게 잘 보이지 않는

잘 지낸다는 말

둥글게 둥글게

잘 지낸다는

홍수희 시인의 <잘 지낸다는 말>

누군가 잘 지내냐고 물어보면 그냥 습관적으로 잘 지낸다고 대답하게 됩니다. 아주 친한 사이라면 미주알고주알 하고 싶은 말들을 털어놓고 싶은데 습관처럼 그냥저냥 잘 지낸다고 답하게 됩니다.

나에게 남은 기대 수명을 측정할 때 평균수명에서 현재 나이를 뺀 후 각 항목을 체크하면서 +와-를 체크하면 앞으로 몇 년 정도 살지가 계산되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음주 흡연을 하게 되면 당연히 – 가 될 것이고 치실 사용이나 운동을 하고 있으면 +가 됩니다. 그런데 무려 +8이나 수명 연장을 더할 수 있는 항목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자신의 형편을 마음 편하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는냐입니다. 그만큼 마음속 건강이 중요하다는 증거일 테지요. 그러니 잘 지내냐고 물으면 정직하게 답하세요 아니라고 나 힘들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속을 털어놓으면 기대수명이 단 몇 분이라도 길어질 테니까요.

잘 지내시라고 꽃 편지 띄워보냅니다. 출퇴근길에 만난 꽃들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며 제게 묻더군요 잘 지내냐고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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