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용산 가족공원 - '여유' 윌리엄 헨리 데이비스

미카엘2015ㅣ설본
2024.06.25 15:18 | 조회 147

여유

윌리엄 헨리 데이비스

그것이 무슨 인생인가, 근심으로 가득 차

잠시 멈춰 서 바라볼 시간조차 없다면.

나뭇가지 아래서 양과 소의 순수한 눈길로

펼쳐진 풍경을 차분히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숲을 지나면서 수풀 속에 도토리를 숨기는

작은 다람쥐들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대낮에도 마치 밤하늘처럼 반짝이는 별들을

가득 품은 시냇물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아름다운 여인의 다정한 눈길에 고개를 돌려

춤추는 그 고운 발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눈가에서 시작된 그녀의 환한 미소가

입가로 번질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

얼마나 가여운 인생인가, 근심으로 가득 차

잠시 멈춰 서 바라볼 시간조차 없다면.

‘여유(Leisure)’라고 이름 붙혀진 이 시를 느긋하게 소리 내어 읽을 시간이 없다면 얼마나 가여운 인생인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여유롭고 느긋하게 시를 읽으셨다면 좋은 인생을 살고 계신 것이 분명하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제가 자출 하면서 얻은 것이 바로 ‘여유(Leisure)’입니다. 집에서 직장까지 90프로 이상이 자전거 도로이니 교통체증이라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그저 물 흐르듯 오르막에서는 속도가 떨어지고 내리막에서는 가속이 붙어 신나게 질주합니다. 평지라도 나무 그늘을 지날 때는 일부러 느릿느릿 갑니다. 피톤치드로 온몸을 샤워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다가 이쁜 꽃을 보면 자전거에서 내려 한참을 꽃과 노닥거리다가 지각을 하기도 합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인생인가’

오늘은 부지런을 떨어 용산가족공원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배롱나무 몇 그루가 있는데 혹시나 내게 기별하지 않고 몰래 꽃을 피웠나 싶어서랍니다. 올해는 유난히 꽃들이 빨리 피는 바람에 시기를 놓친 일이 많았기에 노파심으로 확인차 다녀왔습니다. 다행이 배롱나무는 제때에 피울 생각인지 아직 기미가 없어 보입니다. 대신 요즘 길가나 공원 화단에서 걸이화분에서 어디든 쉽게 만나는, 늦봄부터 서리 내릴 때까지 징하게 오래가는 꽃,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페튜니아를 보고 왔습니다. 이 꽃을 보고 나팔꽃이라고 하면 꽃에 대하여 왕초보임을 드러내는 것이니 잘 외워뒀다가 나팔꽃 비스므리한게 보이면 ‘페튜니아’ 라고 아는 척 해보세요 그럼 다들 우러러 볼겁니다. 그 외에도 해바라기 인동초와 부처꽃 수국과 백합 그리고 원추리와 비비추 등 여름꽃이 지천입니다. 어쩌면 봄보다 더 다양한 꽃들이 피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여름으로 치닫고 있지만 더위랑 싸우지 마시고 선풍기와 에어컨 바람 쐬시며 ‘여유’롭게 오늘 하루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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