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지나간다- 천양희

미카엘2015ㅣ설본
2024.08.19 16:58 | 조회 211

지나간다

천양희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랑은 그래도 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가치 있는 것만이 무게가 있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고

말할 수 없어 눈을 감는다.

지나간다.....는 말 조용히 읊조리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괴롭고 힘든 일들도 지나가고 무더웠던 여름도 지나갈 테고 옛사랑은 벌써 지나갔고 아름다운 추억의 순간들도 지나갈 테지요. 이렇듯 머물지 않고 지나가기에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화무십일홍이라 그 아름다움이 고작 열흘을 못 넘긴다는 사실 때문이 아닐는지요 하여 산 날보다 살날이 적은 내 나이 즈음이 되면 꽃도 나무도 보잘것없어 보이는 이름 없는 잡초도 아름다워 보입니다.

그저 바라기는 내 삶의 끄트머리에서 '이로써 내 일생은 참 좋았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날이 지나치게 더워 작정하고 머물면서 사진 찍기가 쉽지 않네요 다만 자출 하면서 잠깐 멈췄을 때 만난 풍경들 모아 전해드립니다. 며칠 후면 더위가 멈춘다는 處暑입니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의 풀을 깎거나 산소를 찾아 벌초한다고 합니다. 하여 뭐라뭐라해도 처서 지나면 더위는 한풀 꺽일 겁니다. 조금만 참고 잘 견디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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