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환자도 보호자도 모두 되어 본 입장에서...

흉선본갑본 l 대보
2024.09.30 01:20 | 조회 2.5k

안녕하세요

배우자(신랑)의 갑작스러운 대장암 진단으로

급한 것만 질문하고 자세한 인사가 늦었습니다.

저는 28살에 흉선종양으로 아산병원에서 항암치료 후 수술을 했고,

1년 전에는 갑상선암 진단을 받아 일산차병원에서 수술을 했어요.

(수술하는 김에 담낭절제술도 같이 받았어요)

그런데 갑작스럽게 올해에 신랑이 대장암 그것도

간, 폐, 복막까지 다발성 전이된.. 4기 진단을 받았네요.

환자의 입장으로만 지내다가

보호자가 되니 또 다르게 참 많이 힘드네요 ㅠ ㅠ

저는 수술하고 일주일 후에 퇴원하고

집에 와서 바로 아이 등하원 시키고 집안일 했거든요.

누가 밥 챙겨줄 사람도 없어서 배달 음식 시켜먹고

반찬가게에서 배달시켜 먹었습니다.

신랑이 직장을 다니니 제 음식까지 챙겨주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었고, 아이가 어리니 수술 후에 요양병원에서 일주일 정도 쉬다 오는 건 사치라 생각했었죠. 바보 같았어요ㅋㅋㅋㅋㅋ

그때 푹 쉬다 왔어야 했는데 수술 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조절이 안됩니다

ㅜㅜ

아무튼 이제는 보호자 입장에서,

세 끼 잘 챙겨주려고 노력하는데 내 마음처럼 안먹어준다던지 하면 속이 상하고 안달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나봅니다 ㅠ ㅠ

그리고 제가 극심한 갑상선 저하 상태라 피로를 느끼는 정도가 말도 못하게 심해요.

신랑이 컨디션 좀 괜찮을 땐 운동삼아 등원이라도 도와주면 좋겠는데 아침밥 받아먹겠다고 앉아있으면

참...이게 뭔가 싶을 때도 있고 ㅠ ㅠ

어떨 때는 환자두고 이런 생각하는 내가 못돼쳐먹은 사람 같고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이 왔다갔다 하네요.

아무튼 저는 환자도, 보호자도 다 되어 본 입장인데

솔직히 말하면 환자 입장이 마음은 더 편했어요.

저는 그때 그렇더라구요 나는 죽으면 편해질텐데

남은 사람은 마음 아파서 어떡하나...싶더라구요.

그런데 몸의 고통이 너무 극심하잖아요

마음의 고통이 몸의 고통보다 더 아픈 거라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ㅜㅜ

둘 다 이루말할 수 없는 고통이죠 ㅠ ㅠ

결국 환자고 보호자고 둘 다 너무 힘들 게 하는 게

암이라는 드런 놈인 것 같아요.

저는 투병 중에 싸우고 다시 화해하고 이런 과정도

우리가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상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안그러면 너무 서럽잖아요

늦게 결혼해서 이제 결혼 7년차밖에 안되었는데요

ㅜㅜ

환자분, 보호자분들!

오늘도 많이 싸우고 울고 사랑하고 보듬어주고 하면서

일상을 누려보아요. 그리고 내일도, 또 그 다음날도, 쭈욱요.

함께 울면 따뜻하다고 하잖아요. 안고 울어본 분들은 알거예요^^

넋두리 같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내일도 힘내서 살아가요!

종종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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