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북촌 풍경

미카엘2015ㅣ설본
2024.10.16 19:37 | 조회 205

수요일 오전 저희 부부가 자주 찾는 장소는 북촌과 서촌 그리고 덕수궁이 있는 정동길입니다. 하나 더 꼽는다고 하면 종묘를 끼고 있는 서순라길 정도입니다. 오늘은 안국역에 내려 북촌 한 바퀴 돌고 왔습니다. 북촌은 맛집도 많아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평일 오전이라 저희는 개장 시간에 맞춰 오픈런으로 유명 맛집을 섭렵하고 있습니다. 식사 후에는 보통 백인제 가옥을 산책 삼아 한 바퀴 돌거나 정독 도서관 풀밭에 좌정하고 앉아 집에서 정성껏 내린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옵니다.

오늘 만난 북촌은 일주일 전 풍경과 큰 차이가 보이지는 않지만 햇살은 여리여리한 자태로 살포시 내 살갗에 내려앉습니다. 나태주 시인이 그랬지요 ‘가을 햇살은 모든 것들을 익어가게 한다 그 품 안에 들면 산이며 들 강물이며 하다못해 곡식이며 과일 곤충 한 마리 물고기 한 마리까지 익어가지 않고서는 배겨나지를 못하다’고 말입니다. 오늘 가을 햇살을 맞아 보니 시인의 말이 거짓부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더군요 내 살갗도 익고 내 생각도 익는 것을 알아챘으니까요. 그리고 나뭇잎 중 유행을 선도하는 힙한 친구들은 이미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런웨이를 선보이고 있더군요 특히 오늘은 유난히 단풍나무 씨앗이 눈에 많이 뜨였습니다. 단풍나무 씨앗을 보통 시과(翅果)라고 부르는데 시과는 씨앗에 날개가 달려 있는 열매를 뜻하는 식물학 용어이며 단풍나무 씨앗은 헬리콥터 날개처럼 생긴 날개가 있어 바람을 타고 멀리 퍼져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가을의 절정이 그닥 멀지 않았습니다. 우물쭈물 하다가 놓칠 수 있으니 외출 준비 단단히 해두셔야 합니다. 이제 어딜 가도 무엇을 해도 그저 좋기만 한 계절 가을입니다. 마음껏 누리고 즐기세요. 갓 구워 낸 빵처럼 말랑말랑하고 따스하게 익혀주는 가을 햇살을 사진에 실어 보냅니다. 구수한 빵 냄새가 나는지 맡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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