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느릅나무 - 송정숙 시인의 <이 가을에는>

미카엘2015ㅣ설본
2024.10.17 15:22 | 조회 103

가을 햇살에

국화꽃이 피어나니

향기로 가득한 너의 미소

우리 가을에는

꽃향기처럼 고운 단풍처럼

아름답고 향기로워지자

그리하여

어느 눈가에

맺혀있던 눈물도

웃음이 되고

근심으로 가득한

어느 마음에도

고운 단풍 들게 하여

걱정 근심, 잠시라도 밀어놓고

이 가을에는

행복과 웃음이

가득하게 하자

우리 꼭꼭 그렇게 하자

송정숙 시인의 <이 가을에는>

깊어 가는 가을에는 근심 걱정조차 단풍빛으로 물들기를. 그러다 단풍 지는 어느 날 낙엽처럼 뚝, 떨어져 나가기를. 아픔의 눈물이 별이 되어 청명한 밤하늘에서 빛나기를. 긴 여운을 남기는 국화꽃처럼 은은한 삶의 향기가 가득하길.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 가을에는.

출근길 엷게 물든 느릅나무를 만났습니다. 어찌나 반가운지 자전거에서 내려 덥석 껴안았습니다. 저는 느릅나무를 좋아합니다. 오죽하면 수목장 할 때 꼭 느릅나무 아래 묻어달라고 했을까요? 제가 느릅나무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제가 건강을 잃고 투병 중 일때였습니다. 늦은 봄 한강을 산책 중에 대부분 나무들은 눈부신 초록으로 옷 입고 있는데 느릅나무만 추레한 겨울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 마치 내 모습을 보는 듯싶어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마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느릅나무는 늦되긴 해도 튼튼하고 병치레가 적고 관리가 쉽고 제 짐작으로는 가격이 싼지 한강에 가장 많이 심어진 나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가을 단풍이 들 때도 단풍나무나 은행나무처럼 화려한 색으로 사람들의 눈을 확 끌지는 않지만 가만 보고 있으면 은근 매력이 넘쳐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의 전형처럼 보입니다.

시인의 바람처럼 이 가을에는 여러분들의 가정에 행복과 웃음이 가득 넘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가을에 물든 느릅나무 사진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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