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암진단 받았는데 계속 혼자 지내다 가시겠대요.

황조l췌보
2024.10.31 20:25 | 조회 3.5k

저희 엄마 84세. 아버지랑 이혼하고 무남독녀인 저 독립 후로 평생 혼자 사셨습니다.

저랑은 가깝지만 제게 부담이 되는 걸 극혐해서 5-6년 전부터 엄마 이제 나랑 같이 살아야 한다고 설득, 애원, 부탁, 협박 다해 봤으나 거부당했어요.

최근까지는 몸이 크게 불편하지 않고 나이에 비해 정정 건강하시고 혼자 생활 가능하셔서

그냥 저 남편 아이랑 만나 정기적으로 식사만 하셨고요.

월요일 2차병원에서 췌장암 진단 받았습니다.

기수는 말 안해주고

모르겠어요 한 3기쯤 된 거 같아요. 혈관 가까워 수술불가, 체력이 안돼 항암도 불가라고 하고 그 뒤로는 의사가 뭐 어떻게 하라는 말을 안해 주더군요. 다 어렵대요 .

폐ct 찍고 오늘 mri 찍고 월요일에 결과 나와요.

수긍이 안되어 11/12 서울대병원 외래초진 잡아놓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안 가시겠다고 하고있고.

근데 그보다 큰 문제는 엄마가 계속 혼자 지내시겠다고 하고 낮에 제가 음식해가지고 가고 잠깐 심부름하러 들르는 건 허용하시는데, 제가 집에서 밤에 같이 있겠다고 하는 걸 완강히 거부하세요.

몇달새 갑자기 살이 너무 빠져 뼈만 간신히 남아있고

거동은 아주 천천히 간신히 하시는데 기력도 없고 식사, 약등 혼자 챙기시는 게 이제 어려워요. 귀도 점점 안들리시고.

진통제를 계속 바꾸고 있는데 통증이 안 잡혀서 밤에 혼자 아파하신대요.

근데 제가 밤에 같이 있겠다고 응급시 응급실이라도 가야지 이제 도저히 안되겠다고 2주째 매일같이 집에 찾아가 설득하고 울면서 애원하고 엎드려 빌고 소리치고 해도

울고 있는 힘을 다해 비명을 지르면서 거부를 하십니다.

오늘은 정말 도저히 더는 혼자 둘 수 없어서 남편이랑 같이 힘으로라도 제압하려고 팔을 붙잡고 내가 엄마집에서 지내겠다고

내가 그럼 어떻게 해야겠냐고 엄마 아픈거 뻔히 아는데 그냥 집에 가서 엄마 쓰러져 이송된 병원에서 전화 오길 기다리면 되냐고 묻고 제발 여기 있게 해달라고 애원을 했더니

혈관이 터질것처럼 혼절할것처럼 비명을 지르며 발악하고 벽에 머리를 찧으면서 자해를 계속하시고 내복바람으로 집을 나가버리겠다고 막 나가려고 하셔서

엄마 알았어 갈게 제발 그러지마 하고 울면서 쫓겨났어요.

내가 필요하면 너한테 오라고 할게 라는데

저는 신뢰할 수가 없고

계속 거짓말하고 숨기고 말 안하고 해서 그냥 둘 수가 없습니다.

저한테 부담되기 너무 싫으시대요.

암성통증 이제 시작되는데 혼자 버티다 쓰러져서 고독사를 하시고 싶은가 봅니다.

제가...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 집에서 엄마 집은 1시간 반 거리라

오늘은 엄마집 근처에 모텔 장기투숙을 해야 할지

급하게 부동산가서 원룸이라도 구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근데 그렇게 해도 밤에 문은 안 열어주실 것 같아요. 제가 가서 문두드리거나, 억지로 따고 들어가는 순간 똑같이 악을 쓰고 혼절하며 저항할 거 같습니다.

아파트 열쇠가 옛날식 열쇠인데, 여벌 열쇠도 내주지 않고 복사해달라고 해도 거부합니다.

몰래 빼돌려서 복사를 할까 생각중인데, 억지로 들어갔다가 무슨 일 날 것만 같습니다 오늘처럼요.

악을 지르고 지르면서 나좀 혼자 놔두라고 발악하는 엄마를

끈으로 묶어서 정신과에라도 데리고 가 진정제 맞히고 2차병원에 입원을 시켜야 할까요?

아니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체 누구의 힘을 빌려야 이런 분을 설득할 수 있을까요? 종교인? 수녀님? 이런 설득 해주시는 분이 있나요..? 엄마는 지금 친구들 말도 안듣고, 아무 말도 안들으세요.

어제 119 안심콜 서비스에 울면서 엄마 이름을 등록하고

119도 문이 잠겨 있으면 안된다던데 하는 생각을 했고

저는 공황장애와 불안증으로 첫 진찰날부터 2주째 정신과약에 필요시약 하루에 2개씩 먹어가며 엄마에 대한 불안으로 울고 걱정하고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 있습니다.

왕복 3시간을 차도 없는 뚜벅이라 지하철로 엄마 집에 매일같이 오가다가

오늘은 탈진해버릴 것 같았는데, 저 난리를 치고 쫓겨나고 오고 보니 마음이 썩어 문드러지다 못해 어딘가가 오늘은 아주 고장나 버린 것만 같습니다. 눈물도 멎고 무감각합니다.

하지만 내일 또 가서 엄마 상태를 확인해야겠지요.

또 애원하고 또 거부당할 테고요.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대체 이걸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요?

엄마가 원하는 대로? 엄마의 존엄을?

지켜 드리고 싶고 존중해드리고 싶습니다.

고통속에 무리하게 사시게 하고 싶지도 않아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랑하는 딸이 있는데 혼자 모든 걸 다 거부하고 이 고통을 생으로 버티다 고독사는 아니잖아요.

암성통증이 얼마나 아픈지 엄마 자신도 아직은 모를텐데요.

제가 왜요.. 왜 저한테 이러죠.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요.

제가 그렇게 신뢰할 수 없고 의지가 안되는 딸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이가 악물어지고 오늘은 하늘에 대고 욕이라도 하고 싶어요.

엄마 상태가 빠르게 나빠질거 같은데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무슨 말씀이라도 좋으니 제발 도와주세요.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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