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호스피스 들어가신 분들이 많네요.
저희도 오늘 들어왔어요. 여긴 모두가 친절하시고 좋으네요.
다들 울고 좌절하고 가슴아파하는 과정일 텐데, 저희는 진단받고 엄마가 모든 도움을 거부하시는 것부터 시작해서.. 수술 준비하다 체력저하와 심한 섬망으로 포기, 약거부, 식사 거부, 케어 안 돼 입원, 엄마의 기억 상실, 병원에서의
이벤트들, 통증 심화까지 힘든 일이 이미 너무 많았어서 그런지 이곳이 오히려 덜 불안하고 편안하네요.
항암 한번 방사선 한번 하다못해 무슨 보조치료라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못했어요 아무것도. 아무리 췌장암이라도 진단에서 호스피스까지 겨우 한달 열흘이라니 너무 심하게 빠른 거 같긴 해요. 섬망이 심한 게 안좋은 쪽으로 시너지를 낸 것 같기도 하고요.
저희는 엄마가 초기에 체중이 엄청난 속도로 빠지면서 체력이 떨어지는 걸 어떻게도 하지 못했어요. 뒤에 아무리
만회하려 해도 그 부분은 돌아오지 않더라고요. 체력이 안 되니 할 수 있는 치료가 없고 분명 말기도 아니고 전이도 없었던 사람이 방법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생으로 나빠져가는 걸 맨정신으로 보고 있는다는 게 정말 기가 막히고 힘들었는데요.
그래도 최근까지 피검사할때마다 염증수치도 괜찮고 다른 장기들도 망가진 게 아니라 했고 가장 큰 문제가 전신쇠약이라 했으니 통증 잘 잡고 기력 조금이라도 되찾아 집에 돌아가는 기적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집에 목욕의자랑 욕창방지매트도 사놓고 한번도 못 써 봤는데 참.
그런 아이템들 사면서 와상노인이 되어가는 엄마가 가슴아파 울었는데, 이제 눈물은 안나고 그냥 한번씩 써보기만이라도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