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빠(68년생)께서 10월 초부터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밥을 잘 못 드시다가 10kg 가량 넘게 빠지셨습니다.
동네 병원들을 돌아다니며 검사해봐도 문제가 없다는데 계속 아프니 이상하다 싶어 2차 병원에 가서 검사해보니 췌장암이 의심되고 그 종양이 위랑 십이지장 사이를 막고 있어서 소화가 안 된 것이라며 스탠스 삽입 시술을 했습니다. 그 후 분당제생병원에서 11월 19일에 췌장암(췌두부 선암) 간전이 4기 확진 받으셨습니다.
확진되면 전원해서 항암하려고 서울대병원 예약해뒀어서 11월 21일날 오도연교수님께 진료 봤습니다. 이때 표적치료제 임상 도전 해보자고 하셔서 11월 26일쯤 조직검사하고 CT 찍었습니다. 일주일 쯤 뒤에 조직을 미국에 보내서 12월 10일날 답을 얻었는데 맞는 유전자가 없다고 하여 결국 다른 임상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12월 11일) 피검사, CT, 소변검사 등등 하고 왔습니다. 상태가 항암치료를 시작하기에 적합하다면 오는 12월 16일부터 치료가 시작되는 일정입니다.
확진부터 항암까지 꼬박 한 달인데 기다리는 동안 무엇을 해야하는지 임상 담당 간호사님께 여쭤보면 밥 잘 챙겨먹고 잘 주무셔라 라는 답변 뿐입니다.
밥은 일반식으로 잘 드시고 변도 건강하게 잘 누십니다만 배, 허리 통증으로 잠을 잘 못 주무십니다. 분당제생병원에서 처방해주셨던 소화제 및 진통제가 있었어서 그거 드시다가 부족하다고 하니 분당 제생병원에서 추가 처방해서 드시라고만 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약을 처방해준다거나 외래를 잡아준게 없었습니다.
저희 아빠께서는 매년 추가 건강검진도 하셨고, 술, 담배, 커피 안 드셨고 당뇨도 없으시고 지난 5월 건강검진 결과만 해도 깨끗하셨습니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일반 사람들에 비해 병원을 2~3배 다녔다고 날라올 정도로 늘 건강을 1순위로 생각하셨던 분이라 지금 이 공백을 더 두려워 하시고 계십니다.
살고자하는 의지가 강하신 저희 아빠는 최고의 병원 최고 명의의 판단이니 그게 맞겠지 하시면서 먹으라는거 먹고 먹지말라는거 안 먹으며 철저히 병원 말을 따르십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하는 상황에 지쳐 ‘나는 치료가 우선인데 병원은 임상 시험이 우선인 것 같다’ 고 느끼며 답답해하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계십니다.
이렇게 긴 시간을 기다려 항암 하시는 경우가 있나요?
이런 경우 병원에 어떤 것을 요구할 수 있을지,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임상을 기다리는 것은 원래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일인건지 저희가 특이케이스인건지 이것 저것 다 궁금하네요.
첫 진료 시 교수님께서는 한 달이라는 시간 정도는 임상을 기다릴 여건이 되고 투자할 가치가 있으니 이렇게 판단하신거라고 하셨습니다만, 항암은 빠를 수록 좋다는 말에 계속 걱정이 듭니다.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생각나는 대로 글을 적어보았네요. 앞뒤 흐름이 연결이 안 되더라도 감안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