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인 보호자분들 계실까요?
안녕하세요. 어머니가 위암 환자인 초보 딸 보호자입니다.
올 초에 어머니 복부 불편해서 동내 병원 진료 받고 큰병원 가보라해서 건대병원으로 가봤더니 위암4기 판정받았습니다.
저는 외동이고 어머니는 지방에서 남편이랑(재혼하셨습니다) 살고 계셨다 이번에 암 판정 받으면서 서울로 와서 저랑같이 살게 했습니다.
처음에 어머니는 지방으로 다시 내려가서 치료 받으려고 하셨는데. 저는 무조건 서울에서 치료 받고 제가 케어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발견 당시 4기고 복막, 림프절 전이있어 수술은 불가하고 항암으로 연명치료만 하는거라 말했습니다 병원에서.. (전혀희망을 안 주더라고요..)
제가 어머니를 서울로 데려오고 어머니 남편은 그대로 지방에서 일 하면서 지냈습니다. 한 달에 한, 두 번 서울로 왔다갔다 하면서. 그러다 7월달에 뇌출혈로 쓰러지시고 중환자실 들어갔다 수술 받고 아직까지 입원해 있습니다. 몸 상태가많이 나빠지셨더라고요. 오른 쪽 팔, 다리 다 못 쓰시고, 언어 능력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지금은 재활병원으로 옮겨열심히 재활치료 중이랍니다. (지방에서 다행히 고모들 케어해드리고 있습니다.)
아… 제 글에 중점은요.. 제가 외동이다 보니 어머니 케어도 제가 해야 하고 돈도 벌어야 되는데 이게 참 쉽지가않네요..
동행에 외동 보호자분들은 어떻게 해내시는지 조언 구하고 싶습니다.
저는 올 초 어머니 판정 받고나서는 사실 자신감 있었어요! 엄마도 젊은 청춘에 일하는랴 딸 키우는랴 힘들게 지내면서 나를 사람만드셨는데 나도 일 하면서 엄마를 키울 수 있다! 고 생각했습니다.
웬걸… 두 달만에 일을 그만 뒀습니다.
병원 일정으로 일 자주 빠지게 되고 또 갑자기 발열이나 복수로 심하게 불편해지면 응급실로 가다보니 업무에 너무 집중하기 어렵고 효율도 많이 떨어지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했습니다.. 회사에도 미안하고 어머니께는 혼자 집에 남겨두니 식사도 제대로 안하시고 가끔 약 먹는 것도 깜빡하시고, 운동도 잘 안 하게 되니 더 미안하고..
그렇게 악순환이 되자 일은 그만 두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나는 나중에 다시 일을 하면 되.(진짜 일 벌레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너무 좋아하고, 일 할 수 있는게행복하다고 느껴집니다.)
근데 엄마의 건강에는 지금 흘러가고 있는 인분일초가 굉장히 소중하고 되돌릴 수 없는 순간들이다.
난생 요리라고는 라면만 끓여본 제가 유튜브 찾아 보면서 삼시세끼 요리해서 챙겨드리고, 시간 맞춰 약 챙겨드리고, 과일 깎아드리고, 간식 챙겨드리고(잘 먹는게 진짜 중요 하더라고요ㅎ), 기운 있으실 때 산책 같이 나가고, 아주 가끔 이벤트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20대때 무서워서 따지 못했던 운전면허도 재 도전해서 성공하고 이제 제가 어머니 태우고 다닙니다.
정말 너무 감사하게도 눈에 보이게 어머니 상태가 좋아지셨습니다. 밥도 너무 잘 드시고, 낮에 집에서 재봉 일도 하시고, 필라테스 끊어 드려서 일주에서 한번 정도는 운동하러 가고요. 혈압도 매번 항암 주사실 갈때 95도 넘기도 힘들었는데, 인제는 108정도가 평균입니다(산책 바로 직후는 120도 넘는데 이건 괜찮는 건지 좀 걱정되기도하네요;;). 목소리까지 달라졌습니다. 살도 46,7키로에서 어제 드디어 50키로까지 올라왔습니다. 어머니가 진짜 뼈가 굵으셔서47키로면 뼈밖에 안 남는 편입니다.. (근데 그래도 병원에선 별 긍정적인 말은 안 해주네요;;)
그렇게 지금까지 버텨 왔습니다. 젤 현실 적인 문제 직시할 때도 왔죠… 더 이상 이렇게 지내기엔 생계 유지가 힘들어질 거 같습니다.. 1년동안 제대로 된 수입이 없이 살았으니.. 쓸 돈 다 썼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일을 하러 나가면 어머니가 또 혼자 집에 있게되고.. 부작용 때문에 손톱 많이 상하셔서 요리하는건 너무 걱정되고 그렇다고 맨날 집에서 배달 시켜먹는 것도 안좋고. 제가 미리 음식 해둔다 해도 혼자 하는 식사랑 가족이랑 같이 먹는건 또 다르잖아요…
올 여름에도 알바처럼 짧게 2개월 일을 했었는데 그때 어머니 컨디션이 진짜 많이 떨어졌었거든요, 식사도 잘 못드시고 거의 두 숟갈 먹고 맙니다.. 그러다 보니 힘 없으시고 힘 없으니까 침대에서 일어나질 않으시고.. 어지럽고 쓰러지고.. 어느날 일어나보니 엄마 얼굴이 해골처럼 돼있었습니다.. 눈물만 나더라고요. 진짜 그 때 너무 절망적이었습니다. (당연히 말은 못 했지만, 저렇게 살 바엔… 하.. 진짜 마음으론 끝까지 절망했었습니다)
어렵게 회복된건데 제가 다시 일을 하면 또 저렇게 될 까봐 쉽게 일을 다시 시작 할 수가 없네요..
어떡해야 할까요..
와… 미쳤나봐.. 쓰다보니 이렇게 주절주절 될 줄이요… 시간 내서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모든 환우분들과 보호자님들 힘을 내시고 희망을 갖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