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글을 적네요..
2년 전 카페 도움 받아 아버지 대장암 수술 후 회복하셨고..
신장이 계속 나빠져서 1년 전부터는 집 가까운 개인 병원에서 주 3회 혈액 투석 하시다가
올해 1월 감기에 걸린 후부터 식사를 거의 못하시고 숨차는 증상으로
다니시던 병원 엑스레이 결과 한쪽 폐에 물이 많이 찼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2월 1일 지방 대학병원 응급실 통해서 신장내과로 입원을 하셨고,
해당 입원 기간 동안 같은 대학병원에서 투석을 받으셨는데
투석실이 너무 춥다는 이유로 투석실 직원들한테 소란을 피우고
2인실 병실 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시는 등
입원해서 검사 받으시는 동안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었어요.
한 달 정도 식사를 거의 못하시고 통증으로 진통제를 계속 써서 그런지
성격이 원래도 예민하신 편이었는데
극도로 예민하고 대학병원 직원들에게 퍼붓는 등 입원기간 동안 소동이 있어서
신장내과 교수님이 많이 힘들어하셨고, 저희도 계속 사과를 드리게 되었구요..
일주일정도 입원해서 이런 저런 검사 결과..
림프종과 위암이 각각 다른 원발암으로 새롭게 진단이 되었습니다.
CT상 위암은 다행히 수술이 가능한 상태이긴 하나,
림프종 때문에 생긴 폐 흉수로 인해
그런 폐 상태로는 수술이 불가능하므로
림프종 항암을 먼저 2회 정도 진행해서 경과를 보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자는 말을 들었고
3월 2일 첫 항암, 그리고 3월 27일 2차 항암을 진행했습니다.
첫 항암때부터 약간의 섬망 증상이 있었는데.
기억이 뒤죽박죽 되거나, 본인이 마음속으로만 생각한 것들을 현실이라고 여기는 등
(예를 들면 내일 누구를 불러서 이야기해봐야지,, 라고 생각해 놓고 다음날 그 당사자에게 약속해 놓고 왜 안오냐는 식)
자꾸 기억들이 왜곡되는 증상들이 좀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 특히 아버지를 도와주시는 병원 의료진, 방문 요양보호사분들에게
심한 적대감을 가지시고, 요양보호사분은 댁에서 뭘 훔쳐가지 않았는데도 훔쳐갔다고 하는 등
피해의식을 많이 가지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저께 2차 항암 후,
어제 저녁에 병원에서 아버지가 주삿바늘을 다 빼놓고 밖으로 나가셨다는 연락이 와서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더니
누군가 자기를 죽이려고 했다고 목숨이 위태한데 어쩌냐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구요.
입원 항암 기간 동안 간병인을 쓰기는 했지만,
1차 항암 기간에 간병인 분께 모질게 대하시고 간병인도 필요 없다고 고집피우셔서
그 간병인도 퇴원 이틀 전에 그만두고 나가셨고.
이번 2차 항암 때는 밤에 옆에 누가 있으면 더 불편해서 잠을 못 주무신다고 하셔서
간병인을 주간만 12시간 근무하시는 걸로 고용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간병인이 퇴근하고 간호사분들이 약 드리고 난 후 약 15분도 되지 않아
뛰쳐나가셨던 거예요.
그래서 저희 남편이 밤새 병실에 함께 있고
저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집에 와서 잠을 잤고
오늘 아침에 아이 병원에 갈 일이 있어 아이랑 병원에 가 있는데
아버지한테서 전화가 와서
집에 현금 300만원 정도 있는데
그걸 가지고 빨리 병원으로 오라고 하더군요.
그거 담당교수님께 드리고 오늘 퇴원시켜 달라고 하실거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이 병원이라서 좀 있다가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몇 번이고 계속 전화와서 빨리 오라고 재촉하셨습니다.
어찌저찌 아이 진료 다 받고 집에 데려다 놓고
큰언니 불러서 같이 병원으로 가서
간호사실에 물어봤는데 교수님이 오늘과 내일은 주말이라 안나오시니
월요일에 오시면 이야기해 봅시다~ 하고 설득을 드리는데.
받아들이지를 못하시고 어떻게든 오늘 만나도록 해보라고
저한테 계속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말을 전달드리는 것보다 간호사실에서 직접 들으시게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그럼 같이 간호사실에 가서 여쭤보자고 했더니...
일단 집으로 가서 현금부터 가져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걸 준비해서 들고 가서 이야기해 보자고..
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고집을 부리시기에. 제가 일단 간호사실 먼저 물어보고
교수님이 오신다고 하면 그 사이에 집에 가서 가져 오면 되지 않느냐고,
큰 돈이라 병원에서 분실할 위험도 있고 불안하다고 했지만
그냥 지금 가서 바로 돈 가져오라고 계속 말씀하시더라고요.
듣고 있던 언니가 답답했는지 조금 언성을 높여서 그냥 먼저 물어보고 하면 되지!라고 했더니
아버지가 욕설을 하면서 그냥 혼자서 그 자리를 뜨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언니한테 안되겠다고, 일단 집에 가서 돈을 가져오겠다고 하고
집으로 가서 돈을 챙기는 사이에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가 또 그 상태 그대로 병원 밖으로 무단으로 나가셨다고.
마침 그 시간에 출근하시던 간호사분께서 아버지를 알아보시고
다시 병원으로 모셔 오려고 설득을 했는데 아버지는 막무가내로 버티셨고
저도 병원으로 돌아와서 아버지 계신 자리로 갔더니
언니랑 병원 간호사 두 분, 간병인까지 다 나와서 설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간호사 분들에게
딸들이 아버지를 무시하고 불신한다고 더이상 치료도 안받겠다고 하면서
오늘 당장 이 자리에서 교수를 만나든지 그냥 집으로 가든지 하겠다고
1시간 이상을 계속 추운 길바닥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교수님과 통화 후 자의퇴원서를 쓰고 아버지를 댁에 모셔다 드렸습니다.
제가 그 길바닥에서 아버지 손을 잡으며, 아빠.. 라고 하자
이제 아빠라 부르지 마라. 하시며 인연을 끊겠다 하십니다.
더이상 치료도 받지 않겠다고.
40대 후반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일을 그만두시고
자식들이 돈을 벌어오기만을 바라시다
제가 20대 중반부터 취직해서 벌어다 드리는 돈으로 여지껏 생활 하셨고
돈 없으니 자살하려고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던 아버지.
그러면서 저희를 이제껏 최선을 다해 키웠더니
딸들이 내 말을 무시한다고 이제는 죽을거라고 하셔서..
저도 너무 답답한 마음에 내가 평생 아버지를 원망하며 살기를 바라시냐고 했더니..
원망하며 살라고 하십니다..
더이상 치료도 받지 않겠다고, 저도 더이상 딸이 아니라고 하시네요..
그러면 제가 이제껏 아버지 살리겠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아프실 때마다 저한테 연락하셔서 만사 다 제치고 병원 모셔다드리고 했던 건 아무 소용이 없었던 거냐고 하니
나를 살린 게 니 잘못이다. 라고 하십니다.
제가 어떻게 했어야 맞는 걸까요?
돈 몇 푼 던져주면 다인 줄 아냐고 하시는데
간병인 대신 제가 줄곧 곁에 있었어야 했을까요?
저도 아직 어린 아이가 있고, 직장도 다니는데
입원해 계시는 동안 거의 매일 오전에 병원 갔다가
오후에 출근해서 일하고
저녁에는 아이 케어 하고 그렇게 지냈는데
저렇게 말씀하시니 너무 허무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제 더이상 치료에 협조하지 않으실 것 같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돌아가시고 나면 평생 죄책감에 시달릴 것 같아 마음이 너무 힘드네요.
자식이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길 바라시는 것 같아요.
너무 답답한 마음에 주저리주저리 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