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석촌 호수의 봄 풍경

미카엘2015ㅣ설본
2025.04.09 18:27 | 조회 413

뜻밖의 반가운 전화처럼 봄이 울린다.

그 진동에 모든 사물이 깨어나고 돌아본다.

봄이 도착했다.

이미 대문 안쪽에 가득하다.

노랑나비들이 무수히 팔랑이는 듯한 봄빛.

낡은 나무 대문에서 새어나오는

새봄이 맑고 아름답다.

김수우 시인의 <봄은 또 하나의 문이다> 中에서

현재 봄은 전화처럼이 아니라 사이렌처럼 울립니다. 살구꽃의 대부분은 나뭇가지보다 바닥에 더 많고 벚꽃은 절정을 향해 치솟아 낙하 고도에 도달해 곧 꽃비가 되어 떨어질 준비를 마쳤습니다. 앵두나무 꽃은 터질 듯 만개해 있으며 앙증맞은 조팝나무 꽃 사이로 두메산골에 사는 수줍은 명자 씨 닮은 명자나무 꽃이 빨개진 얼굴을 해맑게 내밀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봄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복사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는지요 도화살(桃花煞) 이니 도색잡지(桃色雜誌)니 세상에서는 안 좋은 말에 복사꽃을 괜스레 끼워 넣지만 그건 아마도 복사꽃의 아름다움을 질투하여 깎아 내리려는 술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연 속에서 이렇게 순수하고 맑고 고운 분홍빛을 복사꽃 말고 누가 낼 수 있을까요?

시인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봄빛 가득한 대문에서 무수한 생명의 손자국을 본다.

당신의 생애에 몇 번째의 봄을 맞이하는가.

몇 번째의 문을 여는가.

몇 번째의 아름다움을 낳고 있는가.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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