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년 전 이맘때 올린 글과 사진인데 해 질 무렵에 찍은 사진들을 보니 더위가 좀 가시는 듯싶어 전해드립니다. 더불어 제가 좋아하는 시도 함께 전해드립니다.
사금
호세 에밀리오 파코체
십 대 때부터 나는 금을 찾아다녔지.
모든 산골짜기 개울마다
내가 파헤친 모래는
사막이 되고도 남았어.
하지만 아무 금속도 발견하지 못했어.
기껏 구리 동전 몇 개와
돌멩이, 반짝이는 뼛조각, 잡동사니뿐.
왔던 것처럼 나는 떠날 거야.
그러나 시간을 낭비한 건 아니었어.
비록 내 두 손 사이로 모래는 빠져나갔지만
모래가 내게 준 끝없는 기쁨이 있었으니
한번 시도해 본다는 것.
주말에 50킬로 정도 라이딩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반포대교에서 행주대교를 건너 큰 아들 집에 들러 손자 보고 돌아오거나 운길산역까지 갔다가 지하철로 돌아오면 50킬로 정도 됩니다. 춘천까지 거리가 100 킬로인데 자전거길이 잘 되어 있어 올여름이 가기 전에 다녀오려고 준비 중입니다. 양평까지는 60킬로 청평까지는 70킬로가 되니 이곳을 목표로 계속 거리를 늘려 가는 중입니다. 아내는 사서 고생하냐며 손사래를 치며 말리지만 닭갈비 사줄 테니 기차 타고 춘천에서 만나자고 오히려 구슬린 후 춘천에서 옥수역으로 오는 ITX 기차표 2장을 도장 찍듯 예약을 했습니다.
한번 시도해 봐야지요 나이 들기 전에
요즘 날마다 비가 오니 잠시 비가 그쳐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면 주저하지 않고 페달을 밟습니다. 그렇게 목요일 저녁밥 먹자마자 길을 나섰는데 한강으로 통하는 토끼굴 빠져나가자 하늘이 심상치 않습니다. 구름 사이로 붉게 물드는 노을을 보면 그 장엄함과 처연함 그럼에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무심함에 경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을처럼 붉게 타오르며 생을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황홀한 상상을 해봅니다.
내가 파헤친 모래와 두 손 사이로 빠져나간 모래가 사막이 되고도 남고 비록 사금을 찾지는 못했더라도 한번 시도해 봤다는 사실이 위로가 됩니다. 시인은 기껏 구리 동전 몇 개와 잡동사니를 찾았다고 말하지만 저는 시인에 비해 찾은 게 많습니다.
듬직한 큰아들과 다정한 작은아들 사랑스러운 딸과 그리고 나의 영원한 반쪽 아내가 나의 가장 큰 소득입니다. 비록 육십여 년의 세월이 모래처럼 빠져나갔지만 가족들과 함께 한 추억과 무엇보다 우주의 탄생과 맞먹는 손자의 탄생과 성장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으니 후회는 없습니다.
한번 시도해 본다는 것은 그 결과가 때로는 실패이기도 하고 때로는 도달하기도 하지만 시도해 봤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것입니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모래의 감촉은 시도하지 않았다면 결코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도해 보세요 장담하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