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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여문 이삭 줄기,
너른 황금빛 바다가
바람에 일렁인다
말편자 박는 소리와 낫 만드는 소리가
멀리 마을로부터 들려온다
무덥고 짙은 향기 풍기는 시절,
태양의 열기에 몸을 떨면서
황금빛 물결들이 벌써 무르익어
베일 채비를 갖춘다
정처 없이 떠돌며 순례하는 이방인,
나는 추수꾼이 낫을 들고 다가올 때
잘 여물어 베일 준비 되어 있을까
헤르만 헤세의 <여름 산책>
여름이 무덥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못 견딜 정도는 아닙니다. 심지어 이 무더위에도 저는 변함없이 자출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대신 물을 자주 마시게 되고 계수대가 보이면 찬물로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고 주변에 오가는 사람 없으면 등목도 합니다. 그런데 한여름에 등목하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지 이맛으로 자출을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함께 보내드리는 사진은 오랜만에 출근길에 서울숲 한바퀴 돌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꽃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서울숲에는 수국정원이 따로있어 여러종류의 다양한 수국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찍은 사진도 곁들여 보냅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헤르만 헤세의 시를 읽으며 나는 과연 잘 여물어 베일 준비가 되어 있나 돌아보게 됩니다. 그럴려면 이 뜨거운 태양을 피하지 말고 온몸으로 받아 들여야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