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셀프 쓰담쓰담중...(feat 주절주절)

헌댁l대보
2025.08.05 22:31 | 조회 2k

안녕하세요~

대장암 폐전이, 복막전이 남편의 보호자이자 감사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헌댁입니다

동행에 가입하고 보호자로 지낸지 만 5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남편 살리겠다고 뒤도 안돌아보며 쉼없이 달려온 저를 반겨주는건 자글자글 해진 눈가 주름과 뱃살 뿐이네요;;;;;;

제가 외국에서 의상 디자인을 전공했어서 옷 사는거, 꾸미는거, 트렌드 뭐 이런거에 엄청 민감한 뇨자였는데 ㅋㅋ 보호자 6년차 들어서고 보니 겨울엔 만원짜리 츄리닝 세벌, 그리고 여름에는 잠옷인듯 잠옷 아닌 잠옷 같은 롱원피스 세벌이 저의 교복이 되어 버렸어요^^

오랜 시간 제가 속상하고 힘들때 유일한 낙이 되어준 편의점 칭따오 롱캔 4개를 사치라 여기며 과감히 절연하고 1800원짜리 소주로 갈아 타면서 지금 저의 베프는 '새로'가 되었답니다 ㅋㅋㅋ

그래도 6년이란 시간동안 잘 버텨왔다고...

당근 세척 하느라 고장난 한쪽 팔은 침 치료로도 잡히질 않아 그냥저냥 파스로 버티고 있지만 그래도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남편을 보면서 감사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사실 며칠전 마지막 수술후 2년9개월 정기검진을 통과하고 왔습니다

물론 4기 암환자에게 완치는 먼 이야기라지만 그래도 무뚜뚝 남편에게 그간 고생 했다는 말과 빅허그를 받고 싶었는데 입간지러운 소릴 잘 못하는 남편인걸 알기에 기대는 접어 버리고 대신 오늘은 1800원 소주가 아닌 4500원짜리 하이볼 한캔으로 사치하며 셀프 쓰담쓰담 해봅니다 ㅎㅎㅎ

첨언을 하자면 제가 몇년째 겨울에 교복으로 입는 츄리닝은 버리고 싶어도 못버리는 이유가 22년 10월 남편이 복막전이로 수술전 입원 할때 제가 주문해서 병원생활 내내 입었던 옷이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츄리닝들을 볼때마다 초심 잃지 말자고 다짐하게 되더라구요 ㅎㅎㅎ(남편은 알랑가 몰랑가)

오늘은 그동안 잘 해왔다고...

스스로 토닥여 봅니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초심 잃지 않는 보호자가 되길 다시 한번 다짐해 봅니다

날이 더워 입맛이 별로 없는 남편을 위해 히야시츄카(냉우동)을 만들어줬어요~

한국에 콩국수가 있다면 일본 여름의 별미는 히야시츄카(냉우동)가 있다지요 ㅎㅎㅎ

일본에서는 라멘면 같은걸로 하는데 저는 오아시스에 파는 쌀우동면으로 만듭니다

야채 듬뿍 올려 수제 소스 부어 먹었더니 남편이 싫어하는 파프리카도 잘 먹어주네요~

소스는 간장,식초,마스코바도,유즈 폰즈, 들기름 섞어서 만들었어요

더위에 입맛 없는 분들께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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