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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종
예전엔 밤늦게 라면 한 그릇 비우고 나면
다음 날 아침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다.
그래도 “아 맛있었잖아” 하며
거울 앞에서 피식 웃을 여유는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라면 한 젓가락 입에 대지 않았는데도
팔이 붓고 다리가 붓는다.
말없이 고장 난 면역체계가
몸의 구석구석에 조용한 반란을 일으킨다.
붕대는 감는 게 아니라
감싸는 거로 생각했는데
요즘은 진짜 감는다. 칭칭.
압박붕대의 힘을 빌려
부은 팔과 다리에 말한다.
“그만 좀 부어. 나 숨 막혀.”
부기를 빼겠다고 또 약을 먹는다.
한 알 두 알
물 한 컵에 희망 한 스푼을 타서
조심스럽게 삼킨다.
나아지겠지 낫겠지.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조용히 몸을 다독인다.
붓는 건 몸만이 아니다.
마음도 생각도
때로는 조용히 부풀어 오른다.
그래서 오늘은
내 몸과 내 마음
둘 다 조심히 풀어 안아본다.
붓는 건 잘못이 아니니까.
그저 살아 있다는 또 하나의 신호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