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11월 남산 풍경 -11월 나태주

미카엘2015ㅣ설본
2025.11.06 17:12 | 조회 184

11월

나태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산책 나온 강아지를 보면 얼마나 산책을 즐거워하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쉴 새 없이 코를 킁킁거리고 눈을 반짝이며 새로운 냄새 찾기에 분주합니다. 호기심과 기쁨으로 충만한 강아지의 눈빛을 보면 또 다른 나를 보는 것 같아 반갑습니다.

사진기를 들고 자연으로 들어서면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와 몸이 가볍고 날렵해지며 호기심으로 눈은 빛나고 온몸에 윤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를 다니며 냄새를 맡듯 카메라에 담을 풍경을 찾아 헤맵니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장면을 만나면 그곳에 멈춰서 한참을 보냅니다. 간혹 그런 강아지의 마음을 몰라주고 줄을 당기며 재촉하는 주인을 보면 저는 내 목줄이 당겨지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고맙게도 옆지기는 한 번도 목줄을 당긴 적이 없고 오히려 사진 찍을 풍경이 있나 먼저 살핀 후 그 자리에서 늘 나를 기다려줍니다. 나와 강아지와 다른 점이라면 대놓고 영역 표시를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반나절 쉬는 수요일 아내와 남산을 다녀왔습니다. 아직 단풍이 완연하지는 않을 거라 미리 예상을 하였기에 푸른빛이 많아도 서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녹색 사이에 붉은빛이 보이니 단풍빛이 더 귀하고 귀해 보였습니다.

남산을 오르는 길은 3호선 동국대 역에서 장충단 공원을 지나 331개의 계단을 오르거나 4호선 서울역에서 내려 후암동을 지나 북쪽 산책길을 가는 경우입니다. 두 코스 모두 가파른 업힐을 피할 수 없는데 이번 후암동 길로 올라가다가 두 번의 엘리베이터와 한 번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새로운 루트를 개발하였더니 훨씬 편하게 북쪽 산책길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산이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남산은 사시사철 언제 가도 '참 잘 왔구나'하는 곳인데 11월 초 남산의 살짝쿵 단풍 든 모습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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