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올림픽 공원의 단풍 - 김해정 시인의 <지는 것의 아름다움>

미카엘2015ㅣ설본
2025.11.20 16:01 | 조회 113

발아래 주저앉은 낙엽 한 잎

빛바랜 슬픔을 삼키고

구름 속 이별의 노을 꽃 피었다

꽃이 지고, 단풍은 피고

추억이 한장 두장 떨어진다

가둬놓은 긴 그리움 헤치고

빗물에 엉겨 붙은 외로움

운 좋게 바람이 지나간다

떨어지며 뒹구는 가을을 물들인다

때론 이별도 아름답다

떠나는 발소리 귀에서 멀어져도

홍엽의 붉은 마음을 담았으니

사라지고 사라져가는

아침의 입술이 흙의 분신을 깨워도

지는 노을은 눈물의 무게를 머금고 떠난다

김해정 시인의 <지는 것의 아름다움>

단풍이 저무는 것이 못내 아쉬운 지난주 일요일, 2시 반에 교회에서 하는 강의가 있었지만 더스틴 호프만의 졸업이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교회의 문을 십자가로 걸어 잠근 채 버스 대신 지하철을 타고 아내의 손을 잡고 올림픽공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가을 햇살에 빛나는 단풍 앞에서 나의 뒷머리를 당기며 너 그러면 안 되지 질책을 하던 죄책감이라는 녀석이 찍소리 못하고 입을 다뭅니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는 했지만 반의반에 반도 담지 못했습니다. 봄은 피는 것의 아름다움이라면 가을은 시인의 표현처럼 지는 것의 아름다움이기에 더욱 간절하고 황홀합니다. 나이들어 일출보다 일몰에 마음이 더 끌리는 것이 인지상정. 내 삶이 황혼에 가까워지기 때문이겠지요.

바라기는 내 삶의 마지막이 올해 단풍처럼 지는 것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줄 수 있기를 소망하며 볽은 노을 처럼 타오르는 올림픽 공원의 단풍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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