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다.
갑자기 전화로 들은 mri 결과에 당장 짐싸서 올라온
컴백 서울,
춥고 바람부는 날씨가 딱 내 마음 같았다.
정말 행복만 했다고 할 순 없지만 7월부터 11월까지 돌아보면 행복했던 기억만 남았다.
집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 알바도 하고, 친구들도 만났으니.
다시 입은 초록색 삼성 병원복, 다시 꽂은 바늘, 다시 끄는 폴대 등 낯설지만 익숙한 이 곳과 이 곳의 물건들.
이게 꿈인가 고향 갔던 5개월이 꿈인가
아 이게 나의 현실이고 잠깐 행복했던 날들이 꿈이었구나.
아주 생생하게 꾼 꿈이었구나.
다시 시작된 지옥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
방사선 최대치로 30회는 이미 2년 전에 끝마쳤고,
다시 온 방사선 상담에선 이제 부작용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눈물만 났다.
정말 그때의 기억은 악몽이다.
미각신경을 건드려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입 안은 피 범벅이었다.
그게 나의 두 달이었고, 그때의 난 지옥이었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걸 앎에도 재발 한 지금,
더 쎄게 방사선을 해야한다는 말에 말을 잃었다.
눈묵만 뚝뚝 흘렀다.
어떤 부작용이 있어요?
신경이 나빠질 수도 있고,
뼈가 어떻게 될 수도 있고 ••• (생략)
아 저는 이제 너무 무섭습니다..
창 밖에 눈이 와서 눈을 맞았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눈을 맞았다.
펑펑 내렸다.
하얀게 아주 예뻤다.
이 눈이 내 몸과 머리에 닿아 암을 다 가져가주면 좋겠다.
지금 나는 많이 괴롭다.
아주 많이 괴롭다.
그래도 다들 해야한다고 한다.
힘내라고 한다.
하나도 들리지가 않는다.
다시 그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는데,
나는 다시 수많은 돈을 주고 그 경험을 시작해야 한다.
내 마음이 지옥이다.
다른 지옥이 없다.
당장 내가 지옥이다.
지옥을 벗어나는 방법은 없다.
이 치료가 끝나야 지옥이 끝난다.
난 이번엔 이 지옥을 얼마나 버텨야 벗어날까?
기도한다.
안 아프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
암이 한 번에 쉽게 사라지는 것도 안 바란다.
부디 추가된 쎈 방사선 25회를 부작용 없이 끝내는 것,
그리고 그 효과가 암에게 나쁜 영향을 주어 다시 줄어들길.
일주일에 한 번 맞는 항암제도 부디 제 힘을 다해 내 몸 안에서 암과 싸워주길.
그렇게 결국 암이 졌다고 항복하길.
그 길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