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짱구가 말합니다.
"한해가 가기전에 얘들하고 밥 한끼 먹어야
하지않을까?아무것도 하지 말고 시켜먹자고"
요즘 둘째네는 입덧의 클라이막스를 찍고있고ㅜㅜ
김서방은 아내 집밥 먹어본지가 한달이 넘었대요.
큰애도 1월부터 휴직이라 부른 배로 정시 퇴근도
못하고 일의 늪에 빠져있던터라.
늘 힘들어 보였어요
그래서 배달음식 차려주기가 좀 망설여지는거있죠.
엄마가 음식 한다하면 애들이 또 기겁할거 같아서
간단히 비빔국수든 잔치국수든 할테니까
일욜 4시에 모이면 어떠냐고 물었어요
올수있는 사람 모여라~이렇게요
막상 불러놓고 국수만 해먹이자니..
제 맘이 편하지는 않더라구요.
모친은 국수를 별로 안 좋아하시거든요
그래서 부랴부랴 아침 10시부터 냉장고를 털었답니다
큰애 친구가 잡아다 준 갑오징어 데치고
불고기를 재우고. 올리브유에 고구마튀김도 하고
고기없는 잡채까지 호다닥 .
어제 사 온 구수한 한우스지탕도 끓이고.
콩나물에 고사리 남해섬초 나물까지 무쳤어요
참치넣고 쌈장까지 볶아서 준비하니.
빈 상에 뭐래도 차릴게 생겼네요!끼얏호!!
밥상 차려놓고 문득 .
올 한해 제 모습을 돌이켜보니.
3월에 항암 중 처음으로 극심한 복통으로 응급실도
가서 입원도 해보고 4월에는 알수없는 전신두드러기로 피부과 협진도 보고...
지나고보니 폴폭스 내성으로 약이 바뀔 즈음에 이벤트였었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두드러기가 젤루 무서버요;;;;;
그후로 바뀐 약 폴피리 14차를 진행 해오는 동안 .
지난 폴폭스 3년은 정말 평온하게 지낸거였구나를
깨달았지요
조용히 잘 지낸 3년도 어쩌면 축복이었겠죠.?
케모포트 막힘으로 재수술을 하고..
재수술한지 사흘 후에 퉁퉁 부은 케모포트 통증으로 응급실도 가보고... 돌아보니....
안으로 밖으로 이벤트가 참 많았던 한해였군요.
슬프고 괴로웠던 제 항암의 기억들은..
손자 감자와 로또가 단번에 찾아 와 주어서
슬픔을 기쁨으로 단박에. 살포시 덮어주더군요.
지금처럼.물 흐르듯.유연하게.
저 내년에도 잘 지낼수있겠죠?
12월 31일 대망의 2025년 마지막 날
저는 또 씩씩하게 76차 항암을 하러 갑니다.
3주는 제게 너무 급히 찾아 오고 있지만..
담담히 담대하게 잘 받고 올꺼예요
짱구씨가 지금 제 옆을 지나가면서 그러네요.
"월요일도 있고 화요일도 남아 있어.이번엔 꽤 길었지?"
그 이틀도 눈 깜짝할 사이 훅 지나가버리겠지만..
항암 4~5일 잘 버티어내면 제겐 또 16~17일정도의 황금같은 휴식이 또 찾아올것임을 알기에 잘 견뎌볼랍니다
오늘 다 같이 모여 정답게 밥 먹고.
상금 내 걸은 짱구배 윷놀이 하며 하하호호 즐거웠던
기억을 되새기며 힘듦을 또 한고비 넘어가보려해요
22년 발병 당시에는 6개월~1년이라는 여명 프레임에 갇혀서. 2년 3년 4년의 생존의 꿈은 감히 꾸어본적이 없었던 거 같아요
올해 딱 만 4년의 터널을 지나갑니다.
이 어두운 터널의 끝은 어드메일지
언제쯤이면 밝아질지..
저는 생각조차 하지않고 지냅니다
어두컴컴한 지하 동굴같은 제 인생의 끝 한 자락.
어두운 곳이라 하니 한없이 슬프고 절망적일거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지칠때도 되었겠지만서도..
이 어둠에 4년을 갇혀 오래도록 머무르다보니..
어둠 속에서도 빛은 존재하고.
어둡기에 그 빛은 더욱 더 빛을 발한다는 걸 깨달았아요.
저와 함께 발 맞추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동행의 모든
동지님들♡
내년에도 변함없이 그저 평온한 하루하루
아주 보통의 하루하루가 주어지기만을 바라요.
힘듦이라는 늪에 빠져만 있지말고 스스로 헤쳐나가며
기적을 함께 만드는 우리이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우리 앞에 주어진 이 삶이 ..
넘실대는 파도이기보다는 일렁이는 호숫가 물결 같기를
아울러 빌어봅니다♡
올 한해 아픈 가족 돌보느라 힘드신 보호자분들..
내년에는조금 덜 힘드시기를..
항암하느라 힘들고 지친 나의 친구 동지들이시여.
내년에는 조금 더 힘내주시기를..
새해 무사무탈
평안하고 더더 더더더 !!!행복하세요
올 한해 너무 애쓰셨어요
애쓰신 만큼 그 기운이 더 큰 기운을 불러다줄것을
저는 항상 믿어 의심치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