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아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설 명절

씨아똥l대보
2026.02.12 01:22 | 조회 2k

설 명절이

어릴 적에는 기다려지는 날이었었다.

한때는 양력 1월 1일을 신정

음력 1월 1일을 구정이라 하기도 했던 때도 있었지만

구정 날을 우리 고유의 명절로 모두가 여기며

설이면 설빔(새 옷)도 한 벌 사주셔서 입을 수 있었고

설날에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면 빳빳한 10원짜리

지폐 한 장을 받아 들고 좋아했었는데 그때가 엊그제 같다.

지금은 10원짜리 개도 안 물어가지만

그 당시에는 어린 우리들에게는 큰돈이었지요

간혹 50원 짜리도 주셨지만 극히 드문 일이었고,

그런 추억이 아련한데

벌써 내일 모래면 7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갑니다.

이번 설 명절이 아들과 지내는 마지막 명절

6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해

취업한 지 1년 반

이제 우리에게서 독립을 해야 하는 상황

내년에는 세 식구가 되어 함께 명절을 보내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왠지 섭섭해지는군요

코로나로 삶이 엉망이었던 시기에

강화도로 이주해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며

하루도 쉬는 날 없이 3년간을 보내다

작년부터 이제는 좀 쉬어 가자고 영업시간도 줄이고

여유를 부리게 되었는데,

독립을 한다고 하니

당연한 일인 줄 알면서도

우리의 할 일은 이제 끝났나 싶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제 밥벌이를 하게 만들었다는 마음으로

위로를 삼자고 아내를 다독여 주며

그동안 아이들에게 올인한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이랍니다.

자식이 뭔지

힘들어 힘들어하면서도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면

어디서 힘이 솟는지,

다음 주가 설 명절이지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온다고 하니

휴무일인 오늘

아내는 아이들에게 전이라도 먹여보내고 싶다고 해서

같이 출근을 해 호박전, 버섯전, 소고기 육전, 동태전을

부치느라 하루가 훌쩍 지나가 버렸네요

전 부치면서 손님이 오시면 손님들 주문도

받아서 만둣국도 끓여 드리고 돈대비빔국수도 만들어 드리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오후 3시

평상시 근무시간과 같은 시간에 퇴근을 했는데

집에 그냥 들어가려다

아내와 함께 이런 저러 이야기를 하며 해안도로로

드라이브를 나섰는데

날씨는 흐렸지만

일몰 풍경이 아름다워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이곳저곳의 풍경을 담아 보았습니다.

강화도 가천대학교 앞에 있는

펜션의 모습과 어우러지는 풍차,

풍차를 감싸는 주황색의 아름다운 색감에 잠시

마음을 빼앗기며

지는 해를 따라서 해안 도로를 계속 달려서

함허동천을 지나 분오리돈대를 지났는데

기대했던 수평선 위의 일몰 모습이 아니라서 실망,

동막해수욕장의 일몰 풍경을 담고 싶어서

쉬지 않고 달렸는데

동막해수욕장에 도착해 보니 수평선 위의 짙은 안개로 인해

불타는 태양을 볼 수 없었다.

꿩 대신 닭이라고

차분히 내려앉는 쟁반같이 둥그런 태양을 바라보며

아내와 나는 가족의 건강과 이웃님들의 건강을 빌어 보는 시간을

잠시 가져보았습니다.

날씨 탓인지

해변에는 나들이객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찬바람만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유빙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오후였습니다.

마침 저녁 시간도 되었고

배도 고프고 해서 가끔 찾는 칼국숫집에 들러서

뜨끈한 바지락칼국수를 주문해서 맛있게 먹고 집으로 돌아온 하루였습니다.

이웃님들 설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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