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전 나는 바람이 거세게 부는 강가에 서 있는 사람 같았다.
겉으로는 담담히 코트를 여미고 있었지만, 마음속 물결은 고요하지 않았다.
병실 문을 들어서는 순간, 세상은 그대로인데 내 삶의 공기만 달라진 듯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다르다.
폭풍이 스쳐 간 호수처럼 잔물결은 남아 있으나 마음은 고요하다.
잔잔한 수면은 하늘을 비추고, 나는 흐르는 구름을 담담히 바라본다.
암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나를 겨누는 칼날이 아니라,
내가 걸어온 뒤안길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다.
평생 한 번도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내 삶의 문턱을 두 번이나 넘어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두 번 모두 조기였으며
내시경 절제술 (ESD)로 치료가 가능했고 전이 소견도 없었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너무도 절묘한 타이밍.
절벽 끝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어깨를 붙잡아 한 걸음 물러서게 한 느낌이다.
이것은 두려운 경고가 아니라, '연장된 시간'의 선물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암이라는 거센 바람은 내 삶의 바다를 두 번이나 흔들었지만,
바람이 잦아든 자리에는 불안의 파도가 아닌 감사의 윤슬이 맺혀 있다.
두 번의 기적은 나에게 속삭인다.
남은 생은 덤이 아니라, 빛을 머금은 보석이라고.
두 번의 겨울을 통과한 나의 생은
추위를 뚫고 피어나는 매화와 같다.
꺾일 듯했으나 꺾이지 않았고,
고통을 지나온 향기는 오히려 더 깊어졌다.
이제 나는 이 시간을 선물로 받아들이며
남은 생을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소중히 살아가려 한다.
또한 나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놓인 이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말로만의 위로가 아니라 실제의 나눔으로,
조용하지만 지속적인 기부로 삶의 빛을 나누며 살겠다.
이것은 순간의 감상이 아니라
이 다짐은 두 번의 기적이 내게 남긴 응답이다. 🌿
이 글을 마치며
두 번의 조기 발견은 의학적 사실이지만,
내게는 분명한 기적이다.
3월 11일의 병리 결과도
평온 속에서 맞이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