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범이야] 정기검진..그리고 일상...

범
범이야l직본
2026.06.13 15:30 | 조회 3.5k

고인물 범이야입니다...

지난달 말에 위 대장 내시경을 하고

화요일에 씨티와 피검을 하고

목요일에 정기진료를 보았습니다..

​

전 2015년에 다발성 간전이 대장암 진단을

받았고..

이미 어찌 손을 쓸수 없을 정도로 간이 망가져

있어서 그 당시에 기대여명이 6개월이였습니다..

아바스틴 폴폭스로 6년에 걸쳐 100회에 가까운

항암을 했고...

더 이상의 항암을 견뎌낼 자신이 없어서

담당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항암을 중단했습니다..

​

11년차가 된 지금..

일년에 한번씩 위대장 내시경을 하고

4개월에 한번씩 씨티와 피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

요근래들어 정기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면 복잡미묘한 감정이 듭니다..

불안인지 서글픔이지 슬픔인지 모르겠는데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아마도 불안이 제일 클껍니다..

전 평소에는 정말 일반인처럼 지냅니다..

제 식습관과 일상의 루틴을 보신다면

저만큼 불량환자는 전세계를 통틀어서라도

찾기 어려울껍니다...

​

진료실 앞에서...

그간의 생활패턴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진료실을 들어갔는데

센스만점 담당의는 제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

" 다 좋아요!!"

​

딱 네마디로 제 불안감을 달나라로

보내버렸습니다..

​

전... 그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현장근무로 피곤에 쩔어 있는

상태인거죠 ㅋ

​

어쨌든 또 4개월을...

진료실 앞에서 했던 반성과 후회는

싹 잊어버리고

또다시 불량암환자로 지낼껍니다

전..제 자신을 너무 잘 압니다..

어쩌면 이런 걱정없는 성격이 투병에

큰 도움이 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칼만 안든 강도처럼 제 통장을 텅장으로

만들어 가던 딸아이가

철이 좀 들었는지

이젠 도와 달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

언젠가는 스스로 본인의 인생을

찾아가겠죠...

​

손가락과 손목의 통증을 호소하던

마귀할멈은..

의사가 목디스크 초기증상이 보인다고

했다며 난데없이 베개를 바꿔달라는

요구를 해서...

본인도 돈을 버는데 왜 제가 베개를 사줘야

하는지 이해는 되지 않지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평생 사본적 없는

가격의 베개를 사줬습니다...쉣!!!

​

전직장에서 데려간 매장 알바생이

대학을 들어갔습니다..

요즘 애들 같지 않은 아이라

​

"3살 어린 남자는 어때?"

​

하고 밑밥을 던져 놓구선

막내랑 이어서 나중에 며느리를 삼으려고

작전을 개시 했다가

​

"처음에는 농담이라 생각했는데..

농담이 아니신거 같아서 이젠 무서워요"

​

이 한마디에 현재는 작전상 후퇴중입니다 ㅋ

​

통장이 텅장인 주제에

가끔 이 아이 손에 용돈을 쥐어주곤 하는데

매번 한사코 사양을 해서..

살짝 제 히스토리를 들려주었습니다...

​

처음 투병을 시작할때

전 정말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웠었습니다

지인들

친구들

그리고 이곳 동행에서의 인연들

제 딸과 아들은

수많은 이모 삼촌들이 키워 주신게 맞습니다..

​

"받은 은혜가 너무 커서 다는 갚을수 없겠지만

난 일정부분은 다시 환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그러니 사회아빠가 주는거니까

그냥 받아!!!"

​

전...

이렇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부모님 이사후..

마지막 작업으로

쇼파를 들이러 부모님 댁에서

쇼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부모님 이사는...

딸아이 이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어렵고 힘이 들었습니다...

​

우얐든....

​

환우분들

보호자분들...

​

모두 평안하고 즐거운 주말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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