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추석 소회

야
야아츠lYaatsl위본
2026.09.27 15:56 | 조회 114

올해 추석에는 진심으로 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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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체력이 떨어진다는 걸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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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일에 도도브로스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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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시간에 쫓기며 살다 보니 연휴 며칠만이라도 푹 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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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생각도 정리하고, 앞으로의 계획도 좀 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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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명절 음식은 거의 제가 맡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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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팠을 때 곁에서 돌봐준 아내와 어머니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는 수고도, 그 마음을 생각하면 기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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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에는 좀 지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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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지내는 것도 아니니, 올해만큼은 괜찮은 식당에서 가족끼리 편하게 밥을 먹었으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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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도 예약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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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연휴가 끝나자마자 중요한 중간고사가 있어서, 명절에 시간을 오래 쓰게 하고 싶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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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올해는 당신이 차리겠다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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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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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예약했다고 말씀드려도, 아들 시험 이야기를 꺼내도 어머니의 마음은 바뀌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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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음식을 하시는 것도 걱정이고, 모처럼 쉬려던 계획도 어긋나는 것 같아 저는 내내 편치않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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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추석 당일, 어머니가 차린 밥상 앞에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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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와 전, 나물 몇 가지... 그간 제가 차렸던 명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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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을 둘러보다가 몇 가지 음식에 눈길이 멈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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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 황태 보푸라기, 연근조림, 오징어숙회, 도라지생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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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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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모임때 마다 제가 음식을 하다보니... 꽤 오랫동안 맛보지 못했던 어머니표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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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마다 어머니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 손자가 좋아하는 음식, 며느리가 좋아하는 음식은 챙겼는데 정작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밥상에 잘 올라오지 않아, 그게 오래 마음에 걸리셨답니다. 그래서 올해는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밥상을 차리고 싶으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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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그 아들이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식들을 여태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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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이번에 유방암 5년 검진을 마치셨어요. 검진 날짜가 다가오면 저도 마음이 쓰입니다. 어머니가 그 시간을 잘 지나오신 것이 감사하면서도, 아직은 건강을 계속 살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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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아침 밥상이 너무 임팩트 있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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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싶다고 말한 아들에게 어머니는 당신이 차린 밥을 먹이고 싶으셨던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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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을 조리고, 도라지를 무치고, 황태를 보푸라기로 만들면서 제가 잘 먹던 모습을 떠올리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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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먹은 어머니 음식은 참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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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와 전을 뒤로하고, 젓가락이 자꾸 그 접시들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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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그 모습을 보고 웃으셨고.. 기뻐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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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 앞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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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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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중에 이 음식들로 어머니를 추억하겠지?" 라는 생각을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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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목이 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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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명절휴가를 지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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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저의 아내의 삶이 갑자기 부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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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명절에 전 한번 부쳐본 적이 없는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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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재활용 처리와, 빨래를 저에게 맡겨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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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차마시러 갔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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